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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경기침체에도 주가 오르는 이유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10 12:57

수정 2020.05.10 12:57

[파이낸셜뉴스]

미 신규 실업자수와 S&P500 지수 추이; 왼쪽: 미 누적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수(단위: 백만명), 오른쪽: S%P500 지수 누적 증감률(단위:%) /사진=미 노동부, 팩트세트, WSJ
미 신규 실업자수와 S&P500 지수 추이; 왼쪽: 미 누적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수(단위: 백만명), 오른쪽: S%P500 지수 누적 증감률(단위:%) /사진=미 노동부, 팩트세트, WSJ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심각한 경기침체에도 주가는 뛰고 있다. 특히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4월 실업률이 사상최고 수준인 14.7%로 치솟았다고 발표했지만 이날 뉴욕증시 3대지수는 모두 1.5%가 넘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가라앉지 않는 코로나19 확산세와 이에따른 심각한 소비둔화 등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지난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연간 상승률을 플러스(+)로 돌려세우는 등 강력한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2.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3.5% 상승했고, 나스닥 지수는 6% 뒤었다.

3대 지수 모두 3월 23일 저점을 기준으로 하면 각각 30% 넘는 급등세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또 다시 침체할 것이란 우려가 높고,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은 이번 폭락장에서 되레 현금보유를 확대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주식시장이 바닥을 찍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움직임들이 많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 역시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분석기사에서 주식시장이 경제 흐름과 괴리된 흐름을 보인 배경으로 5가지를 지목했다.

V자 회복 기대감
미 경제가 급격한 침체를 딛고 빠르게 회복하는 V자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상당수 이코노미스트들의 낙관이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코로나19로 굳게 닫혔던 상점, 사무실, 공장들의 문이 미 전역에서 서서히 다시 열리고 있는 점이 이같은 낙관에 힘을 보탠다. 미 20여개 주가 경제활동 재개를 결정했다.

올해 처참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기업실적은 뒤로하고 밝은 내년 전망에 몰입하고 있는 투자자들로서는 내년초 급속한 회복 기대감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토대가 된다.

특히 미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고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에도 속도가 붙어 시장 심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착시현상
미국의 최장기 11년 주식시장 성장세를 이끌었던 대형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코로나19 폭락장에서도 선방하며 상승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 마치 전체 주식시장이 상승하는 것과 같은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IT 공룡들의 주가가 급속히 뛰면서 증시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수준까지 높아진 탓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마나존, 알파벳, 페이스북 등 5개 IT 공룡들이 S&P5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가까이 된다.

J O 햄브로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조지오 카푸터 펀드매니저는 "시장 전체가 상승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일부 기업에는 최고의 시간이겠지만 다른 기업들에는 최악의 시기"라고 말했다.

유가 붕괴로 에너지 업종은 올들어 35% 폭락했지만 S&P5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불과해 이들의 주가폭락이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S&P500 지수는 올들어 9.3% 하락했지만 주식시장 비중을 고려하지 않고 각 종목에 동등한 가중치를 주고 계산하면 낙폭이 16.8%로 높아진다.

높은 기업 실적 예상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백화점 니먼 마커스와 의류 체인 J 크루 그룹 등 소매업체들과 중견 석유시추업체 다이아몬드 오프쇼어 드릴링 등이 파산했지만 투자자들이 기업실적 개선 기대감을 버리지 않고 있는 것도 주가를 끌어올리는 배경이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1·4분기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인 14% 감소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올 후반으로 가면 감소폭은 확대돼 2·4분기에는 4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내년 1·4분기에는 13%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JP모간 체이스는 6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이 올 하반기 탄탄한 실적전망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코로나19에도 펀더멘털은 건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JP모간은 투자자들이 내년 회복세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내년 상반기에 주식시장은 이전 상승흐름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승장 놓칠 것이란 불안감
주식시장의 빠른 회복세를 놓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주가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경제가 빠르게 회복하고 나면 더 이상 주식시장 상승세에 올라타기 어려워질 것이란 초초함이 투자자들을 증시로 불러모으고 있다.

JP모간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서 주식이 과매도 상태에 있기 때문에 주식 매수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면서 주식 이외에는 마땅히 투자할 대상이 없다는 점 역시 주식시장 상승 동력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대규모 유동성 확대
시장은 또 연준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사상최대 규모 통화·재정정책의 전폭적인 지원도 받고 있다.
특별한 호재가 없어도 넘치는 돈이 갈 곳을 찾지 못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고 있다.

특히 "연준을 거스르지 말라"는 오래된 증시 격언도 주가 상승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다.


루톨드 그룹의 최고투자전략가 짐 폴슨은 "주식시장을 부양하고 있는 대규모 정책들을 잊어서는 안된다"면서 중앙은행이 기꺼이 시장을 부양하려는데 이에 역행한 베팅은 무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