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스트리 서울 연구소
유리 대체할 필름, 미래 내다본 투자
폴더블폰 시대 열리며 성과 가시화
구부렸다 펴는 테스트만 20만회
성장성 무궁무진… 기술보안 사활
유리 대체할 필름, 미래 내다본 투자
폴더블폰 시대 열리며 성과 가시화
구부렸다 펴는 테스트만 20만회
성장성 무궁무진… 기술보안 사활
■13년만의 결실…세계 첫 CPI 양산
지난 8일 찾은 서울 마곡동로 코오롱 원앤온리타워의 코오롱인더스트리 연구소는 코로나19 여파로 마스크 착용 의무, 발열 체크 등 외부인 출입절차가 엄격했다. 극비 보안시설인 제작동은 볼 순 없었다. 대신 시제품을 테스트하는 평가동에서 코오롱인더스트리의 미래 핵심 사업인 CPI의 청사진을 엿볼 수 있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폴더블폰 등 플렉서블 기기가 학계에서나 화두였던 지난 2006년 CPI 개발에 착수했다. 당시로서는 먼 미래를 내다본 투자였다. 박효준 수석은 "당시 세계 세 번째로 개발한 유색 PI의 광학적 단점을 제거해 유리 대체가 가능한 스페셜 필름 개발 지시가 떨어졌다"며 "그 당시 이웅열 회장이 CPI 개발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독려해 선제 투자에 나설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박 수석은 "10년이 넘도록 실적이 아닌 연구적 성과에 만족해야 하는 게 가장 난관이었다"며 "회사의 압박은 없었지만 새로운 세상을 기다려야 하는게 연구원들의 큰 고민이었다"고 전했다.
CPI는 PI의 노란색 물성을 제거하되 내열성과 강도 등 기계적 물성을 유지하는 게 핵심 기술이다.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를 보호하는 커버글라스(보호유리)를 대체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10년의 기술 개발 끝에 CPI 국산화에 성공했고, 2016년 구미 양산 투자를 결정했다. 3년 만인 지난해 하반기 세계 최초 CPI 양산의 뜻깊은 결실을 맺었다. 김기수 경영지원본부 차장은 "CPI는 기존에 업계에서 통용되던 용어인데 2015년 11월 우리가 상표 등록을 선점했다"며 "13년의 노력 끝에 글로벌 CPI 시장이 폴더블폰을 시작으로 개화되면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CPI 매출이 지난해 3·4분기부터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내부 수치를 밝힐 순 없지만 올해 폴더블폰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여 CPI 실적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술보안 생명…미래 시장 무궁
2중 보안절차를 통과해 들어간 연구동내 코팅소재평가실에서는 CPI 필름 신뢰성 시험의 핵심인 폴딩테스트가 한창이었다. 라면상자 크기의 투명 시험설비 안에서는 6인치(15.24㎝) 길이의 CPI 필름 두 장을 쉴새없이 구부리고 펴는 시험이 반복됐다. 박 수석은 "폴딩테스트는 고객사별로 다르지만 보통 20만 회를 진행한다"며 "일반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5년동안 사용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바로 옆에는 내부가 밀폐된 정사각형 설비안에서 고온·고습 신뢰성 테스트가 이어졌다. 폴더블폰을 계기로 개화된 CPI 시장은 초기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이 때문에 연구인력, 설비 현황, 원료 구성, 생산능력, 수율 등 일체의 정보가 영업비밀이다. 박 수석은 "생산능력과 연구인력 규모같은 기본 현황만으로도 경쟁사들이 기술수준을 유추할 수 있다"며 "13년간 축적한 CPI 기술 경쟁력을 지키려면 보안이 생명"이라고 말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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