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갑수목장 사태로 돌아 본 유튜버 실태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11 18:07

수정 2020.05.11 18:07

[기자수첩] 갑수목장 사태로 돌아 본 유튜버 실태
유기동물을 구조해 그들의 일상을 공유하는 콘텐츠로 구독자 50만명을 끌었던 유튜브 채널 '갑수목장'이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갑수목장'은 유기묘를 구조해 기르는 콘텐츠로 인기를 모으면서 SBS '동물농장'에 출연하고, 고양이 관련 굿즈(제품)들도 판매했다. 유기묘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자랐으면 하는 바람에 시청자의 기부도 쏟아졌다.

하지만 채널의 기본 설정부터 조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구조했다는 유기동물은 대부분 펫숍에서 구입한 것이며 고양이들을 학대하거나 굶긴 적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채널 운영자는 동물들을 아끼고 치료해야 하는 수의대생들이라는 점에서 더 큰 충격을 줬다.
당사자는 해명에 나섰지만 수습이 되지 않자 결국 올렸던 모든 콘텐츠를 삭제하기에 이르렀다.

앞서 24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지녔던 약사 유튜버 '약쿠르트'는 성관계를 가진 여성들에게 성병을 전파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파문에 휩싸였다. 또 어둠의 백종원이라는 뜻인 '흑종원'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각광 받던 요리 유튜버 '아하부장'은 극우 성향의 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 회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공통점은 처음엔 발뺌을 하다 자신을 둘러싼 의혹이 일정 부분 사실임을 인정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이들의 닉네임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이는 연예인 못지않은 스타가 된 유튜버들이 콘텐츠로 어떻게 돈을 더 벌까만 궁리 하며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번 사건들은 유튜버 생태계의 조회수 만능주의와 유튜버 기획사 격인 멀티채널네트워크(MCN) 업체들의 안일한 유튜버 관리를 돌아보게 해준다.


MCN 업체들은 조회수가 잘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유튜버 영입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평판 조회나 인성 등에 신경써야 한다. 유튜버는 아이돌처럼 어린 시절부터 인성교육을 하는 게 아닌 만큼 관리와 교육이 더 필요하다.
또 다이아 티비, 샌드박스, 트레져헌터 같은 대형 MCN은 업계에 끼치는 영향력을 감안해 이런 교육에 앞장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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