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경찰이 미성년자를 포함해 여성 성착취물을 텔레그램상 제작·유포한 성착취 범죄 원조격인 'n번방' 운영자 '갓갓'(24·텔레그램 닉네임)을 붙잡았다.
남은 과제는 또다른 텔레그램 성착취물 제작·유포방 '박사방' 공범 '사마귀'(텔레그램 닉네임)과 성착취물을 구매한 유료회원 검거, 디지털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 관련 법안 개정 등이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경북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전날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 A씨(24·갓갓)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위반(아동성착취물 제작·배포등)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A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해 지난 9일 긴급 체포한 뒤 조사 과정에서 갓갓이라는 자백을 받았다.
갓갓은 텔레그램에서 여성 성착취물 제작·유포한 원조로 불린다.
각종 성착취 영상은 1~8번방 등 텔레그램 채널에 올리고 문화상품권 등 입장료를 받아 유포했다. n번방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채널명이 숫자로 된 것과 관련이 있다.
텔레그램에서 반년 넘게 활동하던 갓갓은 지난해 9월쯤 돌연 잠적했다. 이후 n번방을 본뜬 유사 텔레그램 성착취 유포방이 우후죽순 등장했다. 조주빈의 '박사방' 등이 갓갓의 n번방에서 이뤄졌던 범죄 수법을 참고해 각종 여성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하고 유료회원을 모집한 바 있다.
4개월여간 자취를 감췄던 갓갓은 텔레그램 성범죄 문제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지난 1월 박사방에 입장해 경찰 수사를 조롱하기도 했다. 그는 박사방에 각종 성착취 영상을 유포하며 '나는 절대 안 잡힐 것'이라는 말을 남겼었다. 이는 <뉴스1> 단독 취재([단독] n번방 시초 '갓갓', 박사방서 건재함 과시…"난 절대 안잡혀")로 보도된 바 있다.
갓갓은 또 암호화폐를 통해 유료회원을 받지 않고, 상품권 핀(Pin) 번호 거래를 하면서 추적 회피를 시도했다. 하지만 경찰의 그물망 수사는 피하지 못했다.
갓갓 검거로 텔레그램 성범죄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돌입했다. n번방 이후 파생된 성착취 유포 주범 등이 대부분 붙잡혔기 때문이다.
다만 과제도 여전히 남았다. 대표적인 게 박사방 공범 '사마귀' 검거다. 사마귀는 조주빈의 변호인이 박사방 관리자 중 1명으로 언급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또 다른 관리자인 '부따'(텔레그램 닉네임) 강훈(19)과 '이기야' 이원호 일병(19)은 붙잡힌 뒤 신상공개까지 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조사한 바로는 사마귀가 박사방을 만들 때 도움을 줬을 뿐 범행에 가담하거나 성착취 영상을 제작·유포한 행적이 포착된 게 없다"면서도 "다만 닉네임을 바꿔서 활동했을 가능성도 있어서 추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착취물을 유료로 구매해 봤거나 재유포한 유료회원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료회원에 대한 엄정한 처벌과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서다. 다만 박사방과 n번방 등에서는 추적이 쉽지 않은 암호화폐와 문화상품권으로 거래해 현재 수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디스코드 등 여타 메신저를 통해 1대1로 성착취물 등을 거래하는 일당도 경찰은 쫓고 있다. 갓갓 검거로 주범을 모두 잡았지만 일부 언론과 여성단체 등에 '26만명'까지 추정됐던 관전자 등 추적을 요구하는 등 국민의 공분은 계속되고 있다. 이에 경찰청 사이버성폭력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연말까지 수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디지털 성범죄 처벌·예방과 관련해 추가 입법·개정도 속도가 필요하다. 지난달 29일 불법 성적 촬영물을 소지·시청만 해도 처벌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n번방 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해 처벌·예방이 강화됐지만 사각지대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여성계 등에서는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소지죄로 처벌 받은 사람은 관련 기관 취업 제한하는 '아동·청소년보호법 개정안'과 온라인 사업자에게 불법 성적 촬영물 유통방지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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