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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수업' 박주현 "한국의 10대라면, 우등생 강박증 있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12 11:44

수정 2020.05.14 15:51

'인간수업'서 성매매 범죄에 가담하는 우등생 배규리 역
"공부 잘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 10대 시절 느껴"
첫 주연작에서 '괴물 신인'으로  주목 
넷플릭스 제공 © 뉴스1 /사진=뉴스1
넷플릭스 제공 © 뉴스1 /사진=뉴스1

'인간수업' 박주현 "한국의 10대라면, 우등생 강박증 있죠"

'인간수업' 박주현 "한국의 10대라면, 우등생 강박증 있죠"

드라마 '인간수업'(넷플릭스 제공) /사진=fnDB
드라마 '인간수업'(넷플릭스 제공) /사진=fnDB


[파이낸셜뉴스] “10대 시절 부모님이 공부 잘하라고 억압한 것은 아니지만, 저 역시 입시 위주의 대한민국 교육제도 하에서 늘 시험을 잘보고,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을 받았죠. 수학, 국어, 영어를 잘했어요. 근데 전 어릴 적부터 예체능도 좋아했어요. (극중 야구 등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실제로 야구나 축구하는 것을 좋아해요. 이틀 전에도 친구들과 농구를 했죠.”

영화 ‘은교’의 김고은처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의 박주현(26)도 혜성처럼 등장한 ‘괴물 신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10대 성매매를 소재로 한 이 10부작 드라마에서 ‘금수저’ 출신의 우등생이면서 사교적인 성격으로 친구들의 선망, 교사의 총애까지 받는 ‘인싸 중의 인싸’ 배규리 역할을 연기했다.

‘완벽함’을 강요하는 부모에게 반발해 흙수저 출신의 모범생이지만 ‘아싸’로 통하는 동급생 지수(김동희)의 성매매 사업에 뛰어든다. 지수(김동희 분)는 집나간 부모를 대신해 생계 목적으로 휴대폰 앱을 통해 포주 일을 한다. 규리는 이 사실을 알고 지수에게 자신이 아는 유도부 남자 선배들의 몸을 팔게 하자고 제안한다.

상당히 충격적인 전개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청소년 시절에는 자신의 선택이 잘못된 것인 줄 알면서도 반항심에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있잖아요. 자신의 행동이 어떤 책임과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피해자가 받을 고통의 크기를 생각하지 않고 일을 저지르는 경우가 있죠. 규리의 심리도 다소 단순하게 접근했어요. 저 역시 (그 시절 제겐 용기가 필요한) 학원을 빼먹는 등의 소소한 일탈을 했으니깐요.”

자신이 맡은 캐릭터보다는 작품 전체를 이해한 뒤 역할에 접근하는 자신의 연기접근 방식도 언급했다. “전 작품의 전체를 이해하고, 규리의 역할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이 작품이 잘 나아갈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접근하는 스타일입니다. ”

감독, 배우들과 청소년 범죄에 대해 공부한 것은 큰 도움이 됐다. “최근 이슈된 것 말고 청소년 성범죄가 정말 많더라고요. 판결이 어떻게 나고 피해자와 가해자가 어떤 상태고 어떤 벌을 받고 있는지를 공부했습니다. 또 실제 그 업종에 종사한 사람들을 인터뷰한 책을 추천받아 다 같이 읽고 그들의 입장도 살펴봤어요.”

문제 청소년을 상담하는 정신과 의사도 만났다. “가해자들의 입장이라서 말하기 조심스러운 면이 있는데, 선생님말로는 가해자를 만나면, 굉장히 날카롭고, 불만이 많은 게 온몸으로 느껴진대요. 그냥 하고 싶은 말을 하라고 하면, 주춤주춤하는데 가만히 기다려주면 얘기를 하는데, 도중에 안 우는 사람이 없대요. 자신의 말을 끝까지 들어준 사람이 처음이라고 말했다더군요.”

“규리 역할을 소화하는데 직접적 도움을 얻었다기보다 10대들의 심리를 아는데 도움이 됐습니다. 규리는 상황 대처능력이 뛰어난 아이지만, 규리 역시 아직 어리기에, 나도 모르게 나오는 죄책감의 눈물이라든지, 질투 등의 섬세한 감정이 잘 표현되게 노력했습니다.

박주현은 오직 연기력 하나로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배규리 역에 발탁됐다. 오디션 비화를 묻자 그는 “감독의 요구에 빠르게 해낸 게 점수를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작품에 대한 정보가 없이 오디션을 봤어요. 같은 대사를 여러 가지 느낌으로 소화해보라고 요구했는데, 제가 길게 고민하지 않고, 바로 바로 표현했어요. 임기응변에 뛰어나 보여서 점수를 더 얻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21살에 한예종 입학한 그는 10대 후반에서야 연기자의 길을 결심했다. “어릴 적부터 예체능엔 관심이 많았습니다. 근데 연기보다 노래에 더 관심이 많았어요. 그러던 중 중 3인가 고 1때 영국 내한공연 ‘캣츠’를 보고 연기의 힘을 어렴풋이 알게 됐죠. 그때도 연기를 배우면 노래를 더 잘할 수 있대서 취미반에 들어갔는데, 막상 해보니까 정말 재밌는거예요. 남은 인생을 연기에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죠.”

아직 신인인 그는 ‘인간수업’ 공개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모든 일이 즐겁다고 했다. 요즘 최대 관심사를 묻자 “‘인간수업’”이라고 답한 뒤 “제 인생에서 정말 큰 사건이고, 인터뷰를 포험해 전부 다 제가 처음 켞는 일"이라며 웃었다.
"평소 관심사는?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요. 카페에서 사람 관찰하면서 터무니없는 상상을 즐겨하죠.”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을까? “매력적인 배우, 흡인력 있는 배우"라고 답했다.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건 그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사람들이 좋아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만드는 과정이 흥미롭습니다.
그게 잘됐을 때 뿌듯함을 느끼고요. 매력적인 배우로 성장하고 싶어요. 아직 신인이라 꿈이 큽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