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할 스타트업 내버려 둬라? 바이오도 지원 없었으면 못 컸다" [벤투인 스토리]
성춘호 NVC파트너스 대표
스타트업, 살아남아야 기회 잡아
중기부 자금공급 정말 잘한 일
LP 끌어들일 장치도 마련해야
"스타트업에게 현금이 쌀(필수)과 같은 시기가 왔다. 당장 매출 내기 힘든 스타트업들의 고민이 가장 클 것이다. 어떻게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창업자 출신인 성춘호 NVC파트너스 대표(사진)가 '코로나19 사태'를 보며 후배 스타트업들에게 한 조언이다. 최근 서울 영동대로 트레이드타워에서 만난 성 대표는 "창업 초기 투자금을 1년 반만에 다 쓰고도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핵심 인력들은 빠져나갔고 사무실도 옮길 수 밖에 없었다"고 창업 초기를 회상했다. 이어 "이후 상황이 좋아져 1년 운영비의 다섯배의 현금이 있어도 불안했다. 지금 후배들의 심정도 비슷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기부, 자금 공급 잘한 일"
성 대표는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스타트업·벤처 대책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그는 "(스타트업은) 살아남아야 기회가 온다. 국책자금을 통해 현금을 공급하는 건 정말 잘 한 일"이라고 전했다. 중기부는 지난달 VC에 수익 10% 추가 제공, 손실액 10% 우선 충당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최근 스타트업들이 오버밸류(overvalue)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운용사들이 VC의 새로운 축으로 성장하면서 경쟁이 심화됐고 그 결과 상장사 보다 비상장사의 기업가치가 더 높아졌다"고 답했다.
성 대표는 이어 "그러나 '망할 스타트업은 망하게 둬야 한다'는 지적은 옳지 않다"며 "수 년 동안 벤처시장에서 형성된 인프라가 깨지면 다시 구축하기 정말 어렵다. 바이오 산업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시장에 자금이 투입되면서 좋은 인력들이 바이오 벤처에 몰렸기 때문이다. 옥석을 가릴 필요는 있지만, 밥상을 엎을 위험은 없애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VC시장 전체를 보면 모태펀드를 운용하는 정부만이 주체는 아니다"라며 "연기금이나 은행 등 대형 기관투자자(LP)들도 움직여야 시장에 돈이 돈다. LP들이 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정부가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패스트 클로징 제도'도 좋지만 3개월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다. 조금 더 여유있게 보안 대책을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패스트 클로징 제도는 70% 이상 자금이 모이면 우선 펀드를 결성하는 중기부 대책이다.
■"원격의료·학습 등 '포스트 코로나' 선도할 것"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해 성 대표는 비대면 서비스와 바이오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원격의료, 원격수업 등 비대면 서비스를 안 할 수 없는 세상이 왔다. 원격사업에 대한 여론이 바뀌었다. 단순히 일부 업계의 반발만 갖고 제도 개선을 안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몇 년 간 VC들이 수익낸 분야는 대부분 바이오다. 코로나 사태로 마스크도 전략 물자가 됐고, 진단 키트만으로도 엄청난 수익을 낼 수 있는지 볼 수 있게 됐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산'에 대한 선입견이 깨졌기 때문에 신약 중심의 바이오산업도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됐다"고 전했다.
성 대표는 "물론 일시적이라 해도 모든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나라가 피해가 가장 적다. 글로벌 진출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자 넘어 조언자 되고파"
VC업계로 뛰어든 이유를 묻자 성 대표는 "창업할 때부터 자본시장 쪽에 관심이 있었다. 자본시장엔 기회가 많다. 특히 VC만큼 기적적인 수익률을 주는 케이스는 없다."
실제 그가 넵튠에 있었을 2017년 당시 주당 3만원이었던 크래프톤에 대한 투자를 주도했다.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하기 전이었다. 넵튠은 배틀그라운드가 성공한 이후 올해 주당 58만원을 받고 회수에 성공했다. 3년 만에 1900%의 수익률을 거둔 것이다.
그는 "스타트업들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실수하는 경우가 있다. 가장 어려운 케이스가 500억~1000억원 가치를 평가받고 투자를 받았는데 그 이상의 성과도 나오지 않고 기업공개(IPO)하기도 어려운 경우"라며 "항상 벼랑끝을 걷는 스타트업이 타이밍을 놓치면 답이 없다. 창업을 오래 해 본 입장에서 스타트업들에게 돈(투자금) 이외에 좋은 조언을 하는 VC가 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email protected] 한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