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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ETF 월물 교체' 삼성운용 상대 투자자 소송 본격화..쟁점은?

14일 원유 ETF 투자자 220명 서울중앙지법에 손배소 제기
투자자 측 "무단 월물 교체로 손해만 보고 오를 땐 수익 못 봐"
삼성운용 "월물 교체는 불가피..최악 상황 방지 위한 것"
"하한가 규정에 원유선물가보다 ETF가격 덜 빠져..수익률도 0.4%포인트 높아"
각 로펌들 대규모 소송인단 꾸려 '줄소송' 이어질 듯 


KODEX WTI ETF 가격 추이(종가기준)
날짜 종가
0108 2만1890원
0131 1만8390원
0228 1만5500원
0331 7215원
0422 3960원
0514 4380원
(한국거래소)
[파이낸셜뉴스]원유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이 삼성자산운용의 WTI 원유선물 ETF 운용 방식 변경에 반발해 줄소송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운용사의 월물 교체로 큰 손해를 봤다”는 입장인 반면, 삼성자산운용은 “투자자 보호조치”라고 맞서고 있다. 투자자 측 주장과 운용사 측 반박을 중심으로 향후 소송의 주요 쟁점들을 살펴봤다.

14일 금융투자업계 및 법원에 따르면 강모씨 등 KODEX WTI ETF 투자자 220명은 이날 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총 33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청구액은 1인당 15만원으로 정했으나 향후 투자자별 손실액이 확정 되면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투자설명서 위반” vs "예외적 운용 가능"
투자자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오현 측은 삼성자산운용의 이번 월물 교체는 투자설명서상 내용을 어긴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번 사건의 ETF 투자설명서에는 "1좌당 순자산가치의 변동률을 기초지수의 변동률과 유사하도록 운영함을 운용 목적으로 한다"며 “기초지수 구성종목의 변경은 원유 선물 계약의 전진 이연 시기인 매월 5일째 영업일부터 9일째 영업일(이연기간)에 이뤄진다“라고 기재돼 있다.

유웅현 오현 변호사는 ”삼성자산운용은 투자설명서에 따라 9영업일이 지난 4월 중순에는 이미 5월물을 6월물로 100% 변경했다“며 ”이미 4월에 이미 5월물에서 6월물로 변경된 후 6월물이 사상 유례없는 가격으로 급락했고 투자자들은 추격·신규매수 등을 하며 6월물의 급등을 기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삼성자산운용은 지난달 23일 새벽께 WTI 원유선물 ETF의 자산 구성을 기존 6월물 중심(73%)에서 6월물(34%), 7월물(19%), 8월물(19%), 9월물(9%)로 분산했다. 월물 교체 후 6월물은 40% 넘게 급등했지만, 정작 ETF에서 6월물 비중이 줄어들면서 손실은 손실대로 보고, 급반등에 따른 수익도 날렸다는 게 투자자들의 입장이다.

유 변호사는 “통상의 교체기간 및 시간도 아니었고, 4월초 월물 변경이 있었음에도 또 다시 월물 교체를 했다는 점은 매우 이례적이다”면서 “삼성자산운용은 지난달 23일 새벽 당시 기초지수는 변동이 없었음에도 기초지수와는 관계없이 독단적으로 사전공시 없이 월물 교체를 단행했다”며 이는 투자설명서 내용을 위반해 다른 투자상품으로 변경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삼성자산운용은 예외적인 시장 상황에서는 변칙적인 운용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삼성자산운용 측은 “이번 사안과 같이 긴급하고, 예외적인 시장 상황의 변동이 있는 경우 선량한 관리자로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기타 효율적인 방법을 통해 운용할 수 있다”며 “마이너스 유가 및 유가의 급변동이라는 긴급하고 예측 불가능한 시장 상황에서 투자설명서 및 신탁약관에 근거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난달 22일 6월물 가격은 장중 1배럴당 6.5달러까지 내려가 WTI원유선물가격이 증거금(1배럴당 9.35달러)보다 낮게 형성됐다"며 "ETF를 정상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6월물의 비중을 줄이고, 7~9월물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불가피했다"고 강조했다.

6월물이 급등했음에도 제대로 수익을 보지 못했다는 투자자 측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삼성자산운용 측은 "4월 22일 원유선물 가격이 -48.6%가 빠질 때 ETF가격은 거래소 하한 규정때문에 -30%만 빠졌다"며 "4월 23일과 21일 원유선물과 ETF가격 수익률은 각각 -27.3%와 -26.9%로 ETF가격이 오히려 0.4%포인트 더 높았다"고 해명했다
'원유ETF 월물 교체' 삼성운용 상대 투자자 소송 본격화..쟁점은?
■"사전공시 없어 피해 키워" vs "선행매매 가능성 차단"
투자자 측은 사전공시 없는 월물 교체로 투자자들은 어떤 판단이나 매매도 할 수 없어 피해를 키웠다고 꼬집었다. 유 변호사는 "삼성자산운용 홍콩법인의 경우 홍콩증시에 상장돼 동일한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월물 비중 변경을 사전에 공시했다"며 "당시 국내 원유선물 투자 상품 중 사전공시 없이 임의로 월물 변경을 하는 투자상품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삼성자산운용 측은 "관련 내용을 사전에 공시할 경우 제3의 원유선물 투자자들이 악용한 선행매매 가능성을 차단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와 같이 국제원유 선물가격의 변동폭이 상당히 큰 상황에서 펀드의 매매계획을 사전에 알리는 경우 전 세계 원유선물 투자자들이 해당 펀드의 6월물 매도 의사를 인지하게 된다"며 "부득이하게 펀드의 포트폴리오 변경을 먼저 실행한 후 지체없이 투자자들에게 이를 알리게 됐다"고 부연했다.

■"운용사 손실 막으려 월물 교체" 의혹도
투자자 측은 삼성자산운용이 원유선물 가격이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 막대한 손실을 입어 파산에 이를 가능성을 염려해 급하게 원물 교체를 단행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삼성자산운용 측은 "이번 조치는 전적으로 펀드의 안정성 제고와 거래정지 및 상장폐지 등 최악의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일체 당사의 재무적 리스크 발생 방지와 같은 다른 목적은 없다"고 일축했다. 또 "월물 교체에 대한 의사결정 당시에도 당사에 미치는 재무적 리스크 등에 대해 일체 우려하거나 논의한 바 없다"며 "손실회피는 당시 전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오현 측은 이번 1차 소송에 이어 2차 소송단을 모집 중이다.
앞서 법무법인 강남도 WTI 원유선물 ETF 투자자 김모씨 등 2명을 대리해 지난달 27일 삼성자산운용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현재 법무법인 정한 역시 대규모 소송인단을 꾸려 단체소송을 추진하는 등 이번 사태와 관련한 소송 규모가 커질 조짐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이번 소송과 관련해 "법무법인을 선정해 대응할 것"이라며 "투자자 보호조치를 위한 월물 교체였기에 당위성과 정당성에 대해 잘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