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갓갓'도 잡았지만…경찰 수사 여전히 '산적'(종합)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14 15:34

수정 2020.05.14 15:47

'갓갓' 문형욱이 지난 12일 오전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뉴스1
'갓갓' 문형욱이 지난 12일 오전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텔레그램 성착취 대화방 'n번방' 개설자인 대화명 '갓갓' 문형욱(25)이 검거되고 '박사' 조주빈(24)을 비롯한 주요 공범들이 구속 처리되면서 성착취 사건 주요 공범에 대한 경찰의 수사는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다만 문형욱의 범죄 규모가 경찰이 파악한 것 보다 훨씬 광범위한 것으로 추정돼 추가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또 다른 공범'으로 보고 있는 박사방 유료회원에 대한 수사도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주요 공범 수사 마무리 수순
경북지방경찰청은 14일 브리핑을 통해 "문형욱을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음란물제작) 등 9개 혐의로 지난 12일 구속했으며, 공범 4명도 검거해 이중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문형욱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내 소위 '일탈계' 등에서 자신의 신체노출 사진을 게시한 아동·청소년에게 '신고가 됐는데 도와주겠다'며 접근해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를 탈취했다.

이후 피해자들을 협박해 신체노출 사진을 요구했으며, 차츰 수위를 높여가며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텔레그램 등에 유포했다.

문형욱이 개설한 성착취방은 10개가 넘는다. 지난해 2월에는 '1~5번방'을 열었고, 7월에는 '6~8번방'과 또 다른 대화방을 개설했다. 이후에도 2개의 추가 텔레그램방을 개설해 이같은 범행을 벌였다.

또 문형욱은 SNS 등을 통해 공범을 모집한 후 피해자들을 성폭행하도록 지시해 성착취물을 제작하는 범행도 저질렀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3월 수사 의뢰를 받아 내사에 착수했으며, 올해 4월 문형욱을 '갓갓'으로 특정한 뒤 자백을 받아냈다"며 "문형욱은 수사 초기 혐의를 부인했으나, 휴대폰 등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추궁하자 결국 범행 전부를 자백했다"고 설명했다.

'박사방' 조주빈 일당의 수사도 마무리 국면에 들어갔다. 경찰이 파악한 박사방 관련 공범은 총 14명으로, 이 중 조주빈을 비롯한 주요 관련자 11명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대화명 '미희'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이 신청돼, 경찰의 수사선상에 남은 공범은 2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나머지 2명은 혐의점이 경미하다"고 전했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지난 3월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스1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지난 3월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스1

■유료회원 등 남은 수사 산적
성착취 대화방과 관련한 주요 공범의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남은 수사는 산적해 있다.

특히 박사방 유료회원 수사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경찰은 박사방 유료회원 40여명을 입건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달 중순 발표한 내용에서 크게 늘지 않은 수준이다.

경찰이 1만5000개에 달하는 박사방 참여 '닉네임'을 확보한 것을 감안하면 수사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료회원 개인별로 조주빈에 준해 수사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면서 "조주빈의 휴대폰과 가상자산 계좌 등을 근거로 수사를 계속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문형욱의 범죄 규모가 경찰이 파악한 것보다 더 클 가능성도 있어 추가 수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이 파악한 피해자는 총 10명이나, 문형욱은 피해자 수가 50명이라고 진술했다.

문형욱의 범행 사실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범행 기간은 2018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였으나, 문형욱은 지난 2015년 7월부터 유사한 범행을 시작했다고 진술했다"며 "2017년 경에는 보육기관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한 사실이 확인돼 추가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조주빈이 주요 공범으로 언급한 대화명 '사마귀' 검거도 경찰에 남은 과제다.
조주빈의 공범으로 지목된 대화명 '부따' 강훈(18)과 '이기야' 이원호(19)는 모두 검거됐지만 '사마귀'만은 검거되지 않은 상황이다.

텔레그램 성착취 대화방 사건 주요 과제
남은 수사 경찰 수사 상황
‘박사방‘ 등 유료회원 수사 조주빈 휴대폰, 가상자산 계좌 추적 중
‘갓갓‘ 문형욱 추가 혐의 수사 추가 수사 중
조주빈 공범 ‘사마귀‘ 수사 닉네임 바꿔 활동 가능성 추적 중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