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프랑스 바이오기업 아비박스가 에이즈 치료제로 개발 중인 'ABX464'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아비박스는 14일(현지시간)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ABX464가 프랑스 국립의약품청(ANSM)으로부터 임상2b·3상 시험을 승인 받았다고 밝혔다.
아비박스측은 ABX464가 코로나19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고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사이토카인 과다분비를 억제하는 효과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알약 형태로 경구 투여할 수 있어 복용이 편리하다.
이번 임상시험은 65세 이상 고령 코로나19 환자 및 기타 위험 요인이 있는 젊은 환자 1034명을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임상시험에 등록된 환자들은 28일 동안 표준 치료를 받으면서 ABX464 50밀리그램(mg) 또는 위약을 하루 1알씩 처방받는다. 환자들은 임상시험 평가는 유럽 내 50여개 병원에서 무작위, 위약대조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요 효능평가 기준으로 고령 환자들의 급성호흡곤란증후군 예방여부 또는 위험요소를 가진 젊은 환자들의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호흡기 기능 및 2차 영향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ABX464는 항 바이러스제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에도 효과를 보였다. HIV를 대상으로 한 지난 임상시험에서 숙주세포에서 바이러스 복제를 막아, 바이러스에서 RNA가 생성되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를 확인한 것이다.
ABX464는 최근 인간 호흡기 상피 세포를 대상으로 진행한 전임상 시험에서 ABX464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한 것을 확인했다.
ABX464는 바이러스가 수용체와 결합해 세포 내로 들어올 때 필요한 단백질인 다이나민2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바이러스도 동일한 기전을 활용하고 있어 효과를 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비박스 측은 ABX464가 이러한 항 바이러스 효과 외에도 항 염증 효과도 있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BX464가 염증성 질환 및 궤양성 대장염에도 효과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항 염증 효과는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에서 발견되는 과잉 면역반응인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사이토카인 폭풍) 치료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면역세포가 과하게 활성화되면서 전신에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이로 인해 더 많은 면역세포가 활성화되고 상태가 악화된다. 장기기능 및 호흡곤란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한편 아비박스측은 현재 환자 5만명에 처방할 수 있는 재고를 보유중이며 한달 안으로 100만명까지 처방할 수 있도록 생산 규모를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
하르트무트 에를리히 아비박스 최고경영자는 "아직 코로나19에 대한 백신과 집단면역이 없는 상황에서 이 질환의 심각한 증상을 줄일 수 있는 치료가 필요하다"며 "최우선 과제는 병원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는 환자들을 줄여 의료 시스템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BX464는 다른 염증성 질환을 통해 이미 안전성을 입증했으며 고유한 작용기전과 사용 편의성으로 최우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약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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