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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코치의 혁신 습관] 혁신은 고객 경험 속에서 나온다

김아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16 14:41

수정 2020.05.16 15:42

[박코치의 혁신 습관] 혁신은 고객 경험 속에서 나온다
[파이낸셜뉴스] 지금은 경험의 시대다. 누군가는 자신의 경험을 팔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 경험을 소비한다. 미래학자 롤프 옌센은 그의 책 '드림 소사이어티'에서 미래는 ‘꿈과 감성을 파는 사회’가 될 것이라 했다. 이 꿈과 감성은 사람에게 어떤 경험을 심어주느냐가 핵심이다.

기업 혁신에서도 ‘경험’은 중요한 요소다. 예를 들어 단순 중계 플랫폼을 만든다 해도 고객이 플랫폼에서 어떤 경험을 소비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회원가입부터 제품의 구매·결제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서 고객이 최상의 경험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지 찾아야 한다. 제품도 마찬가지다. 고객이 제품을 통해 느끼는 가치가 무엇인지, 그 가치는 고객의 어떤 경험에서 나오는지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기업은 고객에게 차별화된 셀링 포인트를 제시할 수 있다.

미국의 온라인 안경유통 업체인 와비파커는 안경에 대한 경험을 판다. 보통 안경은 안경점에서 가서 착용해보고 바로 구매를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그런데 이 회사는 그럴 필요가 없다. 안경테를 집으로 보내주기 때문이다. 와비파커는 ‘5일 동안 무료로 5개의 안경테를 착용해보세요’라고 홍보한다. 집에서 편하게 다양한 스타일의 옷에 맞춰 안경을 착용해 볼 수 있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송하고 마음에 들면 구매하면 된다. 고객들은 점점 이런 경험 중심의 소비를 즐긴다.

와비파커는 유통단계를 줄이기 위해 온라인으로 안경테를 판매한다. 가격도 95달러로 단일화했다. 홈페이지에서는 고객이 성별, 얼굴형, 안경테의 형태, 색깔, 소재, 시력과 관련된 질문에 답을 하면 선호할만한 안경테를 10여개를 제시해준다. 와비파커는 이런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2015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에 선정됐다. 핵심은 고객의 경험의 극대화에 있다.

제품만이 아니다.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지식 콘텐츠를 구매하는 이유는 지식 습득의 이유도 있지만 지식을 보유한 사람의 경험 때문이기도 하다. 지식 콘텐츠 구독 서비스 스타트업 퍼블리는 지식 경험을 판다. 매월 일정 비용을 내면 웹북과 아티클 등의 지식 콘텐츠 구독이 가능하다. 고객이 이런 지식 콘텐츠를 구독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터넷 상에는 수많은 무료 콘텐츠가 있는데도 말이다. 인터넷 상에 지식이 정제돼 있지 않아서 일까? 그 보다는 콘텐츠를 가진 저자의 생생한 경험을 듣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예컨대 직원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리더는 다른 리더가 밀레니얼 세대와 소통하는 방법을 알고 싶어한다. 일을 잘하지 못하는 직장인은 어떨까? 일잘러가 일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어떻게 처리하는지 알길 원한다. 그들만이 가진 노하우를 말이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이런 차별화된 경험이 어떤 지식보다도 가치가 있는 것이다.

기업은 매년 수 많은 제품을 출시한다. 그 제품을 모방한 수 십개의 제품이 또 바로 출시된다. 이 때 고객에게 전달해야 할 것은 제품의 기능적 특성 보다 고객이 이 제품을 구매했을 때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지다.
단순히 ‘제품의 스펙이 높다’가 아니라 ‘고객 경험 측면에서 이런 가치를 줄 것이다’라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기업은 경험 사회에서 제품이 가진 가치를 고객 경험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고객이 소중히 여기는 경험이 무엇인지, 혹은 중요하지만 고객이 가볍게 느끼는 경험은 무엇인지. 차별화된 혁신은 고객 경험 속에서 찾을 수 있다.

/퓨처인사이트컨설팅 대표 박경수
정리=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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