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위기의 日소프트뱅크, 14조원 규모 알리바바 주식 매각

뉴시스

입력 2020.05.19 15:35

수정 2020.05.19 15:35

4조 5000억 엔 현금 마련 위해 1조 2500억엔 알리바바 주식 매각 손정의 "코로나 위기 속 보다 안전 운전...제로 배당도 가능"
【도쿄=AP/뉴시스】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해 11월 6일 일본 도쿄의 로열파크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프트뱅크 결산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2019.11.06.
【도쿄=AP/뉴시스】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해 11월 6일 일본 도쿄의 로열파크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프트뱅크 결산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2019.11.06.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위기에 직면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SBG)가 중국 알리바바 주식을 대거 매각했다.

19일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전날 알리바바 주식을 매각해 1조 2500억 엔(약 14조 원)을 현금화 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주가 하락과 재무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4조 5000억엔의 현금 마련에 나선 것이다.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회장은 18일 기자회견에서 "현금을 손에 가지고 있기 위해 자산을 팔겠다"고 밝혔다.


신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당장 자금 융통에 문제는 없다. 그러나 스타트업 등 성장이 기대되는 비상장기업에 투자하는 투자 펀드를 통해 막대한 손실을 봤다. 투자 기업들의 가치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 위기와 현재를 비교하며 "세계적인 위기지만 4조 5000억엔 현금이 확실히 들어오는 형태"라면서, 이외에도 28조 5000억 엔 가치의 주식을 가지고 있어 자금 면에서의 불안은 적다고 강조했다.

알리바바 주식 매각 등으로 마련한 현금 4조 5000억 엔 가운데 2조 5000엔은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고 2조엔은 부채 삭감 등에 투입된다.

특히 손 회장은 올해 1분기(1~3월)에는 "코로나 위기 속 보다 안전운전을 하겠다. 제로 배당도 가능하다"며 전례 없는 '방어 자세'를 선명히 보여줬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는 이날 발표한 소프트뱅크의 1분기 연결 최종 손익이 1조 4391억 엔 적자였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 사상 최대 적자는 물론 일본 기업 최대 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10조 엔으로 운용된 비전 펀드를 통해 88개 기업에 투자했으나 이 가운데 60%인 50개 기업의 기업 가치가 떨어지면서 연간 기준 1조 8000억엔 투자 손실을 봤다. 손 회장은 "유니콘(기업 가치가 10억달러를 넘는 비상장기업)이 코로나 골짜기에 떨어졌다"고 표현했다.

나머지 40%는 교통·물류 기업이다. 코로나19로 외출 금지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교통 공유 수요가 급감했다. 미국 우버 테크놀로지 등 차량공유서비스 분야에서만 3월 말 기준 43억 달러 손해가 발생했다. 부동산 기업 등에서도 53억 달러 손해를 봤다. 미국 오피스 공유 기업 위 컴퍼니 경우엔 전 세계 주요 도시의 오피스가 폐쇄됐다.

소프트뱅크 견인 역할을 하던 '소비자 겨냥 서비스'의 손익은 13억 달러로 지난해 말 보다 70% 급감했다. 인도 호텔 기업 오요(OYO)는 코로나19 사태로 가동률이 급락했다.


앞서 지난 18일 소프트뱅크는 마윈(馬雲) 중국 알리바바 그룹 창업자이자 전 회장이 소프트뱅크그룹(SBG) 이사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마윈은 지난 2007년부터 10년 동안 SBG의 이사직을 맡아왔다.
지난해 9월 알리바바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이번에는 SBG의 경영에서도 거리를 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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