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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분양 후 낙태까지" 전국 아파트 445채 불법 전매 일당 검거

장충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20 11:42

수정 2020.05.20 11:42

경기남부경찰, 불법 전매 일당 454명 무더기 검거
허위 임신진단서 동원 특별분양 부정 당첨 등 수법 사용
"불법 분양 후 낙태까지" 전국 아파트 445채 불법 전매 일당 검거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전국 아파트를 돌며 무려 445채를 불법 전매한 조직원 454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은 임신진단서를 제출하기 위해 위장 결혼을 하거나 대리 산모를 통해 진단서를 받는 사례도 적발됐으며 청약 당첨 직후 낙태한 사례도 있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018년 5월부터 최근까지 2년여간 아파트 분양권 투기 사범에 대한 단속을 벌여 불법전매와 부정 청약에 가담한 브로커와 위조 전문가, 돈을 받고 청약통장을 넘긴 판매자 등 454명을 주택법 위반 등으로 입건하고 이 중 8명을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적발된 브로커 48명은 온라인 광고 등을 통해 청약통장 판매자를 모집, 200만∼600만원을 주고 통장을 산 뒤 이를 통해 아파트를 분양받아 불법 전매로 아파트 한 채당 2000만∼3000만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

이 가운데 부동산 브로커 A씨는 2018년 초 미성년 자녀가 있는 B씨에게 3000만원 지급을 약속한 뒤 B씨가 임신 9주째인 것처럼 임신진단서를 위조, 다자녀 특별공급으로 하남 미사지구의 한 아파트를 분양받고 곧바로 불법 전매해 1억원을 챙겼다.

또 다른 브로커 C씨는 매수한 통장 명의로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11차례에 걸쳐 전국 각지로 위장 전입을 한 끝에 울산의 아파트 2채를 분양받아 프리미엄으로 700만원을 남기기도 했다.


이번 수사에서 드러난 분양권 부정 당첨 사례를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 내 아파트가 303채로 가장 많았고, 부산이 58채, 서울 28채, 세종 17채, 경남 13채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안양 평촌 쪽 불법 거래 사례가 103건이나 됐고, 동탄 2신도시가 42건, 평택 고덕신도시가 33건으로 집계됐다.

유형 별로는 특별공급을 통한 부정 당첨이 278건으로 전체의 62.5%를 차지했으며, 이 중 신혼부부 특별공급이 41%(116건), 장애인이 29%(82건), 다자녀가 19%(54건)를 차지했다.

이들은 주로 전매제한 기간이 짧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특별공급을 노리는 식으로 범행했다.

임신진단서를 제출하기 위해 위장 결혼을 하거나 대리 산모를 통해 진단서를 받는 사례도 적발됐으며 청약 당첨 직후 낙태한 사례도 있었다.


경찰은 수도권 일대의 집값 폭등에도 이들 청약전문 브로커들이 개입되어 있을 것으로 보고, 국토부와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업체제를 구축하여 부동산 투기사범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전개할 예정이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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