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지금은 ‘한국형 빅딜’ 필요… 규제 다 깨고 새출발 해야" [제10회 대한민국 강소기업포럼]

강현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21 19:18

수정 2020.05.21 19:56

패널토론
정부 혁신성장 말만 하지 말고
근본적인 규제개혁 고민해봐야
당국 따로 움직이니 누더기 혁신
규제개혁 컨트롤타워도 필요해
파이낸셜뉴스가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포스트 코로나, K유니콘이 미래성장 이끈다'를 주제로 제10회 대한민국 강소기업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 참석한 귀빈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예성 비마이카 대표, 윤종호 씰리코리아 대표, 노재근 코아스 회장, 전재호 파이낸셜뉴스 회장,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한정화 아산나눔재단 이사장, 이근주 한국간편결제진흥원 대표,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 정성원 온페이스마이 대표, 남상인 파이낸셜뉴스 부사장. 가운데줄 왼쪽부터 고남길 미스테리코 대표
파이낸셜뉴스가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포스트 코로나, K유니콘이 미래성장 이끈다'를 주제로 제10회 대한민국 강소기업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 참석한 귀빈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예성 비마이카 대표, 윤종호 씰리코리아 대표, 노재근 코아스 회장, 전재호 파이낸셜뉴스 회장,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한정화 아산나눔재단 이사장, 이근주 한국간편결제진흥원 대표,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 정성원 온페이스마이 대표, 남상인 파이낸셜뉴스 부사장. 가운데줄 왼쪽부터 고남길 미스테리코 대표, 성춘호 NVC파트너스 대표, 정성인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 백경호 기술보증기금 상임이사, 정윤숙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 김준영 솔휘 대표, 최경준 아이템스카우트 대표, 곽인찬 파이낸셜뉴스 논설실장. 뒷줄 왼쪽부터 박종흠 EPOP 대표, 전선익 파이낸셜뉴스 부사장, 이복기 원티드랩 대표, 전상열 나우버스킹 대표, 이원섭 홈앤쇼핑 대표 직무대행, 김홍락 하우투비즈랩 대표. 사진=김범석 기자
"정부가 한 손으로는 혁신성장을 한다고 하고, 한 손으론 여전히 규제로 묶어놓고 있다. 한국형 뉴딜도 중요하지만 '한국형 빅딜'이 필요하다.
(규제를) 모두 다 깨고 새출발하듯 해야 한다."

스타트업, 벤처캐피털 업계 대표들의 이야기를 듣던 임채운 서강대 교수가 21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정부에 던진 고언(苦言)이다.

파이낸셜뉴스가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제10회 대한민국 강소기업포럼에선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을 지낸 임채운 서강대 교수를 좌장으로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물류 정보기술(IT) 스타트업 메쉬코리아의 유정범 대표, 벤처캐피털 NVC파트너스의 성춘호 대표, 소상공인을 위한 IT서비스를 제공하는 나우버스킹의 전상열 대표가 토론자로 나왔다. 정부 측에선 이옥형 중소벤처기업부 벤처혁신정책과장이 토론에 참여했다.

패널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스타트업에 위기이자 기회"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정부가 부분적으로 규제를 개혁하기보단 근본적인 개혁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코로나19로 새로운 시대 열려"

성춘호 대표는 "최근 몇 년간 벤처캐피털들이 수익을 낸 분야는 대부분 바이오다. 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도 전략물자가 됐고, 진단키트만으로도 얼마나 엄청난 수익을 낼 수 있는지 볼 수 있게 됐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산'에 대한 선입견이 깨졌기 때문에 신약 중심의 바이오산업도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됐다"고 전했다. 성 대표는 "물론 일시적이라 해도 모든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나라가 피해가 가장 적다. 글로벌 진출에 자신감을 갖고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정범 대표는 "리테일(소매업)의 지형을 바꾼 첫 계기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였다. 6주가량의 메르스 사태 때문에 오프라인 기반의 기업들이 진열방식도 바꿨다고 한다"며 "이번엔 6주가 아니라 월(月) 또는 연(年) 단위다. 코로나 국면이 몇 개월 지속되면서 '업의 근간을 바꿔야겠다'는 이야기가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전상열 대표는 "우리 기업은 이전에도 재택근무를 자유롭게 시행했다"면서도 "그러나 이번에 전사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했는데 직원들이 '집에 있으니 오히려 일을 더 많이 하게 됐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이번 경험으로 '기업의 구성원을 관리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공감대가 형성했다"며 "이제 성과를 만드는 건 관리가 아니라 구성원의 의지다. 조직에선 목표와 비전에 대해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옥형 과장은 "통계를 뽑아보니 비대면 분야와 바이오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고용도 늘어나는 것을 확인했다"며 "최근 성장 기회를 잡은 스타트업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걸 돕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규제개혁은 아쉬워" 제언 쏟아져

이어 토론자들은 다양한 정책제언을 이어갔다. 유정범 대표는 "언택트 사회로 가려면 정책이 다 같이 움직여야 하는데 잘 안 되고 있다"면서 "규제와 절차가 여전히 오프라인 리테일 시절에 갇혀 있어서 답답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 근교 물류센터에 진출하기가 어렵다. 정부가 부지를 소유하고 대기업이 임차했을 때 두 주체를 옥죄고 있는 규제 때문에 이도 저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성춘호 대표는 "국내 금융업에서 벤처캐피털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작다. 대체투자란 카테고리 안에서도 부동산과 사모펀드에 밀려서 거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다른 투자부문으로 분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제혜택에도 여전히 모순이 있다. 개인투자자가 투자조합에 투자하면 30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창업투자사 등 벤처캐피털에 투자하면 10%밖에 세제혜택을 받지 못한다. 제도가 미비해서 후속투자가 엉키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임채운 교수도 "정부 정책이 총론은 맞는데 각론에서 틀린 부분이 많다"며 "규제개혁도 당국들이 따로 움직이다 보니 누더기가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규제개혁에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참석자 인터뷰 | 유용성 웰크론그룹 이사 "코로나 이후를 위한 온라인 전략 청취"
포스트 코로나 전략을 청취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기존 오프라인 유통망이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관련 대비책을 세울 수 있었다. 코로나19에 대비하고 있는 업계의 동향과 정부의 지원제도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유통망 강화'와 '해외시장 확대'가 필요하다.

웰크론그룹은 산업용섬유 전문기업인 웰크론과 물·에너지 환경플랜트 전문기업인 웰크론한텍, 한방위생용품 전문기업인 웰크론헬스케어 등으로 구성됐다. 이 중 웰크론은 산업용 섬유 전문기업으로 청소용품, 욕실용품, 고효율필터 등을 생산한다. 또 알레르기 방지 기능을 갖춘 기능성 침구 등을 통해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자회사 웰크론헬스케어는 국내 최초 한방위생용품을 생산했다.

기존 기업 경쟁력에 코로나19로 당면한 위기 극복전략을 가미해 기회를 만들겠다. 이번 강소기업 포럼이 미래전략 수립에 중요한 자리가 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새롭게 정리될 경제질서 속에서 과감한 해외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매출 비중이 국내 70%, 해외 30%였지만 더 과감한 해외진출을 모색할 계획이다.  

■참석자 인터뷰 | 구진완 앤앤컴퍼니 대표 "막연했던 유니콘의 꿈, 방향성 정립"
코로나19로 인해 스타트업이 강소기업, 유니콘으로 성장하기 더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번 포럼은 우리 스타트업이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제시한 중요한 자리였다.

앤앤컴퍼니의 '고투피트니스'는 국내 피트니스 브랜드 최초로 직영화에 성공했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 부산에서 54개 직영 헬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직영화 이후에는 매출액 291억원을 기록하는 등 단기간에 14배 이상의 성장을 이뤘다.

헬스산업도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았다. 그러나 언택트(비대면) 부문을 강화해 살아남을 수 있었다. 단순히 방문하는 헬스장의 한계를 넘어 사각지대 없는 운동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온라인 홈트레이닝 업체를 인수하는 등 언택트 시대에 대비했다. 이런 위기 극복방안을 여러 스타트업 대표들과 공유할 수 있었다. 스타트업 모두가 함께 성장해 파이를 키워야 하는 상황인 만큼 이번 포럼은 스타트업 생태계에 소중한 기회였다.

유니콘으로 성장하겠다는 막연한 생각만 갖고 있었지만 포럼에서 자세한 방향성을 알게 됐다. 업무절차 간소화시스템, 예비유니콘 특별보증, 코로나 특례보증 등 다양한 지원방안도 알게 돼 유용했다.
 

■"새로운 수요 오히려 늘 것" 입 모은 벤처
파이낸셜뉴스가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포스트 코로나, K유니콘이 미래 성장 이끈다'를 주제로 개최한 제10회 대한민국 강소기업 포럼에서 코로나19가 주된 화제가 됐다.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는 여름이 다가오는 만큼 덴탈용마스크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면마스크는 여름에 더울 것 같다"고 하자 최 대표는 "덴탈마스크는 재질이 얇고 가격도 싸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벤처·스타트업엔 코로나19 사태가 위기이자 기회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뤄. "코로나19로 힘들지 않으냐"는 전선익 파이낸셜뉴스 부사장의 질문에 이복기 원티드 대표는 "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있지만 실직자가 늘고 있어 수요도 곧 더 많아질 것"이라고 답해. 전상열 나우버스킹 대표도 "오프라인 대기시스템이 직격탄을 맞았지만 언택트 업체 인식이 바뀌면서 새로운 수요가 늘고 있다"고 밝혀.

○…스타트업 대표들이 서로의 플랫폼을 공유하는 장면을 연출해 눈길. 이복기 원티드랩 대표, 박종흠 EPOP 대표, 전상열 나우버스킹 대표는 서로 각자 운영하는 앱을 내려받아 실행해 봄.

○…일부 강소기업은 국내에 마스크 생산공장을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한국의 'K방역'이 세계무대에서 인정받자 '메이드 인 코리아'가 큰 이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는 "한국 식약처 인증이 전 세계에서 최고"라고 평가.

특별취재팀 강재웅 팀장 정명진 차장 구자윤 한영준 최용준 송주용 강현수 기자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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