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코로나19 정국이 낳은 일본의 스타 정치인이다. 최근 마이니치신문이 실시한 '어떤 정치인이 코로나에 잘 대처했느냐'는 여론조사에서 두 사람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였다. 광역지자체장인 두 사람이 '일 잘하는' 정치인으로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은 것이다.
지난 3월 말 30만명이었던 요시무라의 트위터 팔로어는 22일 현재 96만명을 넘어섰다. 채 두 달도 안돼 3배 증가다. 중앙정부와 도쿄도가 가리기 급급할 때 오사카 지역의 코로나 검사 양성률을 밝혔다. 중앙정부에 앞서 긴급사태 선언의 출구전략으로 '오사카 독자 모델'을 내놨고, 그대로 약속을 이행했다. 트위터에는 '요시무라 쉬어라' '잠 좀 자라' 등의 응원 해시태그가 봇물을 이룬다. 느리고 답답한 아베 내각에 지친 일본의 대중들이 젊은 요시무라에 홀딱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극장정치의 달인'인 고이케 지사 역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미디어 정치에 능하다. 매일 방송국 스튜디오를 본뜬 곳에서 코로나 브리핑을 실시한다. 코로나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일본 정부가 내놓은 이른바 '3밀(밀폐, 밀집, 밀접)' 캠페인의 일본어 발음인 "미츠(3)노 미츠(密)"는 고이케의 전용 유행어가 됐다. 그의 다른 유행어인 "미츠데스"는 그의 캐릭터로 된 온라인 게임이 만들어질 정도다. 정치인에겐 '무관심'보다는 '악평'이 낫다고, 고이케는 확실히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요시무라와 고이케, 이 두 사람에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아베 총리를 능가하는 '극우'라는 점이다. 덧붙이자면 '일 잘하는 극우'들이다. 고이케는 '포스트 아베' 가시권에 있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요시무라는 일본 정계의 40대 기수다.
요시무라는 일본 헌법 9조 개정과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찬성한다. 대표적인 극우 행보는 지난 2018년 샌프란시스코가 위안부 소녀상을 세우자, 극렬히 항의하다가 결국 자매결연을 끊은 사건을 들 수 있다. 그가 속한 정당인 일본유신회는 사실상 자민당 극우세력의 '별동대'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우파 본성이 강하다. 최근엔 요시무라 효과에 힘입어 일본의 제1야당인 입헌 민주당의 지지율을 제쳤다.
요시무라를 이해하려면 그를 키운 정치스승이자 일본 유신회의 핵심인 하시모토 도루를 먼저 봐야 한다. 하시모토 도루는 지난 2013년 오사카시장 시절 "일본군의 정신적 안정을 위해 위안부가 필요했다"는 발언으로 국제적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미국 정치인들은 "역겹다", 미국 정부는 "충격적이며 불쾌하다"고 비난했다.
그런가 하면, 고이케는 일본 우익의 구심점인 '일본회의' 소속으로 혐한에 가깝다. 그는 지난 2016년 도지사 출마 당시, 도쿄의 제2한국학교 부지 유상대여 방침을 백지화하는 선거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다.
현재 도쿄 한국학교는 포화상태다. 고이케는 지사 취임 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간토(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추모식에 추도문을 보내지 않았다. 아베 총리보다 더 극우스럽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또 위안부 강제연행을 부인하고, 한국의 독도 불법점거를 주장한다.
최근 급부상한 '일 잘하는 극우들을 어떻게 볼 것인가.' '아베 다음의 한·일 관계는 어디로 갈 것인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다가올 한·일 관계를 생각해 본다.
ehcho@fnnews.com 조은효 도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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