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등교준비·방역도 바쁜데 현장점검이라니.. 보건교사들 "부담 아닌 도움을 달라" 호소

교육청 "지원방안 점검 차원"

27일 고2, 중3, 초1·2학년, 유치원 등교를 앞두고 방역 준비로 분주한 보건교사들이 때 아닌 '현장점검'에 업무 가중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주 등교를 시작한 고등학교 보건교사들은 학생과 학부모, 담임 교사들의 문의 전화를 받느라 눈코뜰새 없는 상항에서 현장점검까지 준비하느라 과부하가 걸리는 상황이라며 하소연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등교수업을 앞둔 초·중학교에 재직 중인 보건교사들도 이번 현장점검이 방역에 전혀 도움이 되질 않는다고 성토했다.

■보건교사 "업무 가중" 교육청 "지원 차원"

25일 보건교사들은 시도교육청에서 내려온 공문으로 주말을 반납한 채 현장점검 준비에 매달리고 있었다.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서울의 경우 25~26일 현장점검이 진행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현장점검은 등교수업 준비 상황을 살펴보고 감염병이 학교에 유입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취지"라며 "보건교사들의 업무 부담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인력 충원 등 지원 방안도 함께 살펴보기 위한 점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보건교사들은 이번 현장점검이 현장의 업무 부담만 가중시킨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 이미 마스크 보유 현황 등 방역 물품에 대한 보고를 매주 진행했는데 등교수업를 대비해 방역 준비로 바쁜 시기에 꼭 현장점검이 필요하냐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보건교사는 "공문에 방역물품 보유 현황표를 작성하라며 마스크는 KF80이냐 KF94이냐를 소아, 성인으로 구분해 작성하고 유통기한도 모두 체크하라고 돼있는데 이미 지난주에 모두 제출한 것들"이라며 "27일 시작하는 등교수업을 앞두고 가정통신문을 만들고 방역물품 구매하느라 바쁜 시국에 보고한 걸 또 작성하고 점검을 기다리라 하니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건교사는 "방역 준비로 밥도 5분 만에 먹고 잔업하고 집에서도 야근하고 있는데 점검 때문에 해야할 것들이 또 늘어났다"며 "정말 기운 빠지고 과부하로 도망가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현장점검보다 실질적 도움 필요

지난 20일 개학한 고등학교의 보건교사들은 학생과 학부모, 담임 선생님들의 문의 전화를 받느라 다른 업무를 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차미향 한국보건교사회장은 "고3이 등교 전 진행하는 자가진단의 경우 보건소와 학교의 입장이 다른 경우들이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며 "담임 선생님들이 전문적 답변을 주기 힘들다보니 결국 보건교사들의 업무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최근 자가진단을 통해 의심이 있는 학생들은 모두 선별진료소에서 무료로 검진을 받을 수 있다고 발표했지만, 보건교사회에 따르면 실제로 선별진료소를 찾은 학생들 중 오심(메스꺼움)을 느낀 학생들은 증상이 미미하다며 검진을 거부당한 사례도 있다.

이에따라 방역물품 등 이미 수차례 보고한 내용의 점검 대신 등교를 앞둔 학부모들의 우려를 해소해줄 수 있는 핫라인을 설치해달라는 의견도 나왔다.

차 회장은 "질병관리본부의 1339 콜센터와 같이 학생과 학부모들의 궁금증과 문의사항에 전문적인 답변을 해줄 수 있는 별도의 핫라인 개설이 시급하다"며 "교육당국도 보건당국과 협의를 통해 보다 세밀한 진료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