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장기실종 아동, 제보가 필수" [실종아동주간 잃어버린 가족찾기 17년]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25 17:42

수정 2020.05.25 17:42

서기원 실종아동찾기협회 대표
26년전 외동딸 희원양과 헤어져
협회 운영비 90% 사비로 충당
국가·언론, 주도적으로 홍보해야
"장기실종 아동, 제보가 필수" [실종아동주간 잃어버린 가족찾기 17년]
"가장 중요한 것은 홍보입니다. 장기실종 아동은 누군가 제보해 주지 않으면 찾을 수 없고, 대중들이 관심을 갖기 위해서는 사회와 언론의 주목이 필요합니다."

서기원 실종아동찾기협회 대표(58·사진)는 17년째 이어 온 본지의 '실종아동찾기 캠페인'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국민적 홍보가 더욱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종아동찾기협회는 1995년 '실종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통과를 위한 실종가족 부모 모임으로 출발했다. 친목 모임이던 단체를 서 대표가 정비해 협회로 만들고, 현재는 사단법인으로 등록돼 있다. 현재 400여명의 실종가족이 등록돼 있다.


서 대표도 1994년 외동딸인 희영양(35·실종 당시 9세)과 헤어지며 삶이 바뀌었다. 골프연습장까지 운영하던 건실한 사업가였던 그는 협회를 운영하며 빚만 수억원을 졌다. 국가지원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활동비의 90%는 서 대표의 사비에서 충당한다.

서 대표는 예산 부족으로 홍보활동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가장 아쉽다고 전했다. 그는 "실종아동 보호 및 지원을 위한 예산이 지난해 기준 약 14억원이었다"며 "실종아동 1명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현재 기준으로 10억원 가까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 아이 한 명분도 안되는 예산으로 실종아동 관련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방송사의 실종아동찾기 방송은 수년 전 폐지됐다. 다른 언론에서도 가정의 달인 5월에만 실종아동 문제에 잠시 관심을 가질 뿐이다.

서 대표는 "장기실종 문제는 제보를 통해 단서를 제공받지 않으면 해결될 수 없는 일"이라며 "홍보가 여전히 부족하고, 창구가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실종아동 관련 조직이 '아동권리보장원'으로 일원화되며 효율성을 높이고, 올해는 5월 25일 '실종아동의 날'이 법정기념일로 제정됐다. 실종아동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국가 차원의 움직임이다. 서 대표는 이 같은 움직임에 다소 고무되면서도 지속적인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 담화문이나 공익광고 등을 통해 실종아동의 현실을 더 인식시키고, (국민에게) 동참을 권하길 바란다"며 "5월 이후 관심이 떨어지는데 실종아동 가족들은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서 대표는 마지막으로 지속적으로 실종아동 캠페인을 진행 중인 본지에도 감사를 표했다.
그는 "17년간 실종아동 찾기 캠페인의 리더 역할로 국민에게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며 "국민적 관심과 홍보의 주도적 역할을 해 주고 있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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