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두유노우] 트로트는 정말 일본 엔카에서 왔을까?

트로트는 일본 '엔카'에서 유래 vs 엔카는 한국 영향을 받은 노래

[두유노우] 트로트는 정말 일본 엔카에서 왔을까?
트로트 열풍의 주역 유산슬

[파이낸셜뉴스] 최근 다양한 TV 프로그램에서 트로트를 다루는 등 트로트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듣기만 해도 흥이 저절로 나는 트로트, 하지만 이 음악을 즐기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시선들이 있는데요.

바로 트로트가 일본의 음악인 '엔카'에서 유래했다는 설 때문입니다.

■ 트로트와 엔카, 닮은 듯 다른 두 음악.. 그 이유는?

트로트와 엔카는 쿵짝거리는 특유의 리듬감과 꺾고 떠는 독특한 창법 등이 닮았습니다.

두 음악이 닮은 이유, 과연 무엇일까요?

첫째, 한국과 일본 두 나라가 같은 사람에게 서양 음악을 전수받았기 때문입니다.

독일 출신의 음악가 프란츠 에케르트는 한국과 일본의 군악대에게 서양 음악의 연주기술과 작곡법, 편곡법 등을 가르쳤습니다.

그에게 음악을 배운 작곡가들은 서양의 음악을 거부감 없이 전달할 방법을 고민했다고 합니다.

당시 서양에서는 4분의 4박자 리듬인 폭스 트로트(fox-trot)가 유행했는데, 여기에 각자의 민요를 섞어 전통적이면서도 서양적인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트로트'와 '엔카'의 시작인데요. 즉, 두 음악은 비슷한 시기 같은 사람에게 배워 만든 장르라 닮은 것입니다.

둘째, 트로트와 엔카의 발전 시기는 일제강점기로 동일합니다.

일제강점기 당시 서양 음악은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왔으며, 제대로 된 녹음 장비가 없어 일본에서 음반 제작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때문에 트로트는 일본의 영향을 받으며 발전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하지만 초기 트로트와 엔카는 비슷하면서도 달랐습니다. '아리랑' 처럼 3박자에 익숙한 우리는 '쿵짝짝'의 트로트를, 2박자에 익숙한 일본은 '쿵짝쿵짝'의 엔카를 만들었습니다.

가사의 주제도 달랐습니다. 초기 트로트는 '항일 감정'을 담은 민족주의적 가사가 주를 이뤘지만, 엔카는 사랑 노래가 대부분이었다고 합니다.

이후 트로트와 엔카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했습니다. 가사만 바꾼 번안곡이 나오기도 했으며, 2박자의 트로트나 3박자의 엔카가 만들어지며 경계가 모호해지기도 했습니다.



■ '한국 정서 담긴 노래'.. 엔카 향한 또 다른 시선

반면, 엔카가 오히려 한국의 영향을 받은 한국적인 노래라는 설도 있습니다.

'엔카의 아버지'로 불리는 작곡가 고가 마사오가 한국적 정서를 담아 노래를 만들었다고 고백했기 때문입니다.

고가 마사오는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경기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당시 그의 가족이 운영하던 가게에서 일하던 한국인들은 경기민요를 흥얼거리곤 했습니다.

고가 마사오는 이 경기민요의 멜로디가 작곡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고등학생 시절에는 인근에 살던 음악인 전수린과 친하게 지냈는데, 두 사람은 고가 마사오가 일본으로 돌아간 뒤에도 음악적으로 교류했습니다.

그가 1932년 일본에서 발표한 최초의 엔카 '술은 눈물인가 한숨인가'는 1926년 전수린이 작곡한 '고요한 장안'과 유사하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죠.

고가 마사오는 "만일 내가 조선에서 소년 시절을 지내지 않았다면 이런 곡을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라며 한국적 정서가 음악적 기반이 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 편집자주 = 어디 가서 아는 척좀 하고 싶은 당신을 위해 사회, 시사, 경제, 문화, 예술 등 세상의 모든 지식을 파이낸셜뉴스의 두유노우가 쉽고 재밌게 알려드립니다.

sunset@fnnews.com 이혜진 기자 , 임예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