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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생활 백서]고기보다 해산물 좋아하는 당신.. 쇼비뇽 블랑에 빠질 확률 100%

김관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31 23:18

수정 2020.06.01 07:11

⑥쇼비뇽 블랑의 계절.. 가성비 최고의 뉴질랜드 와인
[와인생활 백서]고기보다 해산물 좋아하는 당신.. 쇼비뇽 블랑에 빠질 확률 100%


[파이낸셜뉴스] 모든 식재료에도 제철이 있듯이 와인에도 저마다 어울리는 계절이 있습니다. 꽃이 만발하는 봄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내리쬐는 햇살보다 그늘이 좋은 계절입니다. 여름 길목으로 접어드는 요즘같은 시기에 가장 맛있는 와인은 쇼비뇽 블랑(Sauvignon Blanc)입니다.

"나는 조개는 부야베스만 먹고, 해산물엔 쇼비뇽 블랑만 먹는데…." 얼마 전 케이블 TV 드라마에서 방영돼 선풍적 인기를 모았던 '사랑의 불시착'에서 재벌 가문의 상속녀 윤세리로 나온 손예진의 극중 대사로 일반인들에게 유명해진 그 쇼비뇽 블랑입니다.

쇼비뇽 블랑은 기분을 좋게 만드는 새콤한 맛과 싱그러운 꽃향, 신선한 과일향기가 아주 일품인 화이트 와인입니다. 만약 고기보다 해산물을 좋아하고, 피자보다 샐러드를 좋아한다면 쇼비뇽 블랑에 반할 확률은 거의 100% 입니다.


소비뇽 블랑을 표현할때 일부는 신선한 풀향기를 기반으로 각종 과일의 향이 난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풀향보다 오히려 싱그러운 꽃향기를 느낍니다. 또 과일의 향도 생산지역에 따라 다르게 올라옵니다. 프랑스 누아르 지방 상세르나 푸이퓌메에서는 좀 날카로운 라임향을 중심으로 풋사과 등 새콤한 과일향이 섞여있다면 뉴질랜드의 말보로(Marlborough) 지역에서 나는 쇼비뇽 블랑은 자몽이나 패션푸르츠 같은 모나지 않은 열대과일 향이 더 두드러집니다. 반면 미국이나 캐나다 지역에서 나는 쇼비뇽 블랑은 복숭아, 그 중에서도 백도같은 핵과일 향이 묻어납니다.

마시기 전 냉장고에 넣어 좀 차갑게 해서 즐겨보세요. 일반적으로 화이트 와인은 섭씨 10~12도 정도가 적정 서빙온도지만 쇼비뇽 블랑은 이보다 낮은 섭씨 7~10도 정도로 즐길때 더 맛있습니다. 오크 터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반 화이트 와인보다 낮은 온도일때 더 맛이 살아납니다. 해산물이나 샐러드 등이 가장 좋지만 안주 없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와인입니다.

와인생활 백서에서는 쇼비뇽 블랑 와인 중 와인 소비자가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에서 가장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는 와인을 각 지역별로 선별해봤습니다. 첫번째로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 지역을 먼저 다룹니다. 쇼비뇽 블랑은 프랑스 누아르가 원산지이지만 지금은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와인이 됐습니다.

오이스터 베이 쇼비뇽 블랑.
오이스터 베이 쇼비뇽 블랑.

■오이스터 베이 쇼비뇽 블랑.. 열대 과일맛에 숨겨진 쨍한 산도 일품
오이스터 베이는 뉴질랜드 쇼비뇽 블랑을 대표하는 5대 와인 중 하나입니다. 쨍한 산도와 열대과일 맛으로 청량감과 발랄함이 돋보입니다.

잔에 따라보면 반짝이는 초록빛이 살짝 더해지 볏짚색을 띠며 꽃향이 아주 진하게 올라옵니다. 입에 넣어보면 패션푸르츠와 자몽 같은 열대과일 맛이 진하게 들어오며 이후 아주 기분좋은 신맛이 뒤따라 옵니다. 아주 바스락거린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을 정도의 산도와 질감을 보여줍니다. 시간이 지나도 강렬한 신맛과 꽃향이 길게 이어지면서 어느 순간 다른 여러가지 과일 향의 맛이 함께 스쳐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콧노래가 흘러나오는 순간, 기분 전환이 필요한 순간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식탁위에서는 각종 해산물과 완벽한 마리아주를 보입니다. 이름값 하는 쇼비뇽 블랑입니다. 요즘 주요 백화점과 대형 마트, 와인나라 등에서 3만원대에 구할 수 있습니다.

배비치 블랙 쇼비뇽 블랑.
배비치 블랙 쇼비뇽 블랑.


■배비치 블랙 쇼비뇽 블랑.. 과일향도 산도도 잘 어우러진 우아한 와인
배비치 블랙 쇼비뇽 블랑은 꽃향을 기반으로 여러가지 과일 향이 잘 어우러진 와인입니다. 향기가 아주 복합적이며 쇼비뇽 블랑 특유의 신맛도 좀 모나지 않게 다듬어져 있습니다.

잔에 따라보면 옅은 레몬색을 띠는 와인에서 아주 여러가지 과일과 꽃향이 섞여 올라옵니다. 특히 배와 자몽, 패션푸르츠 등이 함께 어울려 있습니다.

입에 넣어보면 잘 익은 배를 기반으로 패션푸르츠 등 열대 과일 향도 함께 묻어 있습니다. 산도를 잘 다스려서 패션푸르츠 등 강력한 신맛을 부담스러워 한다면 이 와인이 답이 될 수 있습니다. 꽃향도 진한데 다른 쇼비뇽 블랑보다 유질감이 있는 향기입니다. 질감도 가볍지 않아 우아한 귀족 스타일의 쇼비뇽 블랑입니다.

얼마전 대형마트 와인장터에서 2만5000원에 풀렸지만 이보다 아랫등급의 배비치 화이트 쇼비뇽 블랑이 현재 3만5000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일부 대형마트에 아직 물량이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롱 클라우드 리저브 쇼비뇽 블랑
롱 클라우드 리저브 쇼비뇽 블랑


■롱 클라우드 리저브 쇼비뇽 블랑.. 꽃향과 과일향에 잘 어우러진 신맛
롱 클라우드 리저브 쇼비뇽 블랑(Long Cloud Reserve Sauvignon Blanc)은 뉴질랜드 말보로 지역의 유명 와이너리 생 클레어(St.Clair)의 와인메이커 팀 리치가 만든 상큼한 맛이 일품인 와인입니다. 해외 판매가가 20달러(호주달러) 정도로 현지에서도 고품질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와인은 색이 거의 없을 정도로 맑은 빛깔이 특징입니다. 그러나 잔에 코를 가져가면 오렌지, 귤 등 시트러스 계열의 과일향이 강하게 올라옵니다. 입에 넣어보면 과일향과 꽃향이 입안을 채우고 뒤이어 깔끔한 신맛이 아주 강하게 요동칩니다. 생동감이 강한 와인입니다. 그냥 와인만 먹어도 좋지만 오일 파스타나 바질 파스타와 궁합이 아주 좋습니다.

대형 마트와 와인나라 등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국내 판매가격이 1만원대여서 해외 판매가보다 비싸지 않은 가성비 최고의 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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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생활 백서>
최근 들어 와인을 즐기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대형 마트의 와인코너를 가보면 젊은 층은 물론이고 은퇴한 중장년층 부부들도 참 많습니다. 와인매장 매니저가 추천하는 와인 설명을 듣고는 주저없이 와인을 몇병씩 카트에 담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그만큼 이제 막 와인을 접하기 시작했거나 와인에 대해 보다 친근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는 것이죠. 불과 수년전만해도 일반인에게 와인은 "어려운 술", "도구가 많이 필요한 술", "맛보다는 멋으로 먹는 술", "특별한 취향을 가진 사람이 먹는 술"이라는 생각에 다소 거부감이 있었지만 이제 와인은 "그냥 맛있는 술"로 어느새 우리곁에 바짝 다가서 있습니다. 사실 와인은 정말 향기롭고 맛있는 술입니다. 그냥 편하게 코르크(스크류)를 열고 잔에 따라 향을 즐기며 맛있게 먹으면 되는 술입니다. 와인은 그 자체만으로도 맛있는 술이지만 음식과 잘 매치하면 음식도 술도 그 맛이 더 좋아집니다.
또 와인에 얽힌 상식을 조금씩 알아가다 보면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와인의 또 다른 맛을 알게 됩니다.

매주 연재되는 와인생활 백서 코너는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이 와인이라는 술에 대해 가지는 궁금증을 풀어주고 보다 슬기롭고 즐거운 와인생활을 하는데 도움을 주는 내용을 담게됩니다.
이를 통해 와인이라는 술이 얼마나 향기롭고, 맛있고, 재미있는 술인지를 느낄 수 있었으면 합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부동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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