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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보다 학업부진이 더 불안"…학원가, 확진소식 '미풍'

뉴스1

입력 2020.06.01 17:59

수정 2020.06.01 17:59

사진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2020.3.1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사진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2020.3.1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 양천구 양정고등학교가 재학생의 대학생 누나와 어머니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등교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인근 목동 학원가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31일 서울시교육청과 영등포구 등에 따르면 영등포구 당산2동에 거주하는 양정고등학교 2학년 A군의 20대 대학생 누나 B씨와 40대 어머니 C씨가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진은 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학원가의 모습. 2020.6.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 양천구 양정고등학교가 재학생의 대학생 누나와 어머니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등교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인근 목동 학원가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31일 서울시교육청과 영등포구 등에 따르면 영등포구 당산2동에 거주하는 양정고등학교 2학년 A군의 20대 대학생 누나 B씨와 40대 어머니 C씨가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진은 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학원가의 모습. 2020.6.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1일 오후 3시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하교 시간이 되자 그 전까지 찾아보기 어려웠던 중·고등학생들이 거리에 속속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 학생은 학원에 가는 길이냐는 질문에 "맞다"고 답하면서도 횡단보도의 불이 보행신호로 바뀌자마자 바로 달려나갔다.

이날 하교시간 이후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학원 수업시간을 맞추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학생들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전날(5월31일) 알려진 양천구 목동 소재 양정고등학교 학생 가족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소식은 듣지 못했다는 학생들이 많았다.

오는 3일 고1·중2·초3·4학년의 3차 개학을 앞두고 학생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아닌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학생들이 학교와 학원을 오가면서 활동이 활발해지면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비교적 면역력이 높은 청소년들은 코로나19에 감염돼도 무증상인 경우가 많아 '조용한 전파'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다만 이날(1일) 대치동 학원가에서 만난 학생들은 코로나19 감염보다 학업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고 말했다.

학교 체육복을 입고 학원으로 향하던 고2 정미영양(가명)은 "코로나19 감염 불안은 있긴 한데 공부는 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학원을 다닌다"며 "주변 친구들도 많이 다니고 있다. 그만 둔 애들은 거의 없이 평소(코로나19 상황 전)와 비슷하게 다니는 거 같다"고 말했다.

정모군(14)은 중학교 2학년생이라 아직 등교 개학은 하지 않지만 학원 시간에 맞춰 집을 나섰다. 정군은 "보통 학생들은 집이나 학원 빼고는 다니는 곳이 없어 코로나19 감염 걱정은 전혀 없다"며 "학원을 네 군데 다니고 있는데 등교 개학 이후에도 계속 이렇게 다닐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감염 불안을 조금 더 강하게 드러내는 학생도 있었다. 이성은양(17·가명)은 "친구도 잘 안 만나려 하고 손소독제도 가지고 다니며 사용하는데도 코로나19에 감염될까 무섭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학원도 안 다니면 좋겠지만 개학도 했고 시험도 봐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사실 개학을 안 했어도 학원은 다녔을 것 같다"며 학원으로 발길을 향했다.

하교시간 전인 이날 오후 2시쯤 <뉴스1>이 찾은 대치동 학원 4곳에서 직원들은 강의 준비에 한창이었다. 한 학원 관계자는 "하교 이후 방문할 학생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며 "당분간은 휴원 계획이 없어 계속 문을 열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치동 학원가에서 만난 학생들의 반응은 전날 <뉴스1>이 목동 학원가에서 만난 학생들의 대답과도 비슷했다. 목동 소재 양정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 A군 가족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목동 학원가는 발칵 뒤집어졌다.

하지만 정작 A군이 음성판정을 받으면서 목동 학생들은 곧 안도하며 활동을 재개하는 모습이었다.
전날(5월31일) 목동 학원가에서 만난 김민지양(16·가명)은 "A군과 같은 학원을 다닌 것을 알게 돼 불안했었는데 음성판정이 생각보다 빨리 나와서 그나마 괜찮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친구들도 학원을 다 다니고 중간고사도 얼마 안남아 나만 학원을 안 다니기 어렵다"고 말한 김양은 그날도 학원으로 향했다.


목동 소재 B학원 관계자도 "(사회적 거리두기 당시에도) 휴원을 한 적이 있어 학원 사정이 어렵다"며 "(A군 가족의 확진 관련) 방역 조치를 시행한 만큼 앞으로 정상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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