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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형 외인 타자 마차도, 롯데의 보물일까 애물단지일까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성일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02 17:27

수정 2020.06.02 17:27

마차도 펄펄 날때 롯데 잘나가고
타율 떨어지자 팀 순위도 하락
'수비' 중점 두며 영입한 용병
롯데 분위기 바꾸기엔 2% 부족
수비형 외인 타자 마차도, 롯데의 보물일까 애물단지일까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딕슨 마차도. 뉴스1
딕슨 마차도. 뉴스1
딕슨 마차도(28)와 롯데의 관계가 좀 묘하다. 롯데가 잘 나갈 때 마차도는 펄펄 날았다. 수비 전문 선수가 맞나 싶었다. 어라, 마차도가 죽을 쑤자 롯데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둘 사이의 동행지수가 심하다 싶을 만큼 일치한다.

롯데는 5월 10일 현재 5연승으로 1위였다.
마차도는 5경기서 홈런 3개와 8타점을 올렸다. 타율은 3할8푼9리. 수비형 선수가 맞나? 롯데가 공동 2위로 내려앉은 14일 마차도는 한화전서 3타수 무안타로 3할 아래(0.281)로 떨어졌다. 수비형 선수가 맞는군.

5월 21일 롯데는 5할(7승 7패) 승률을 기록하며 6위에 자리했다. 마차도의 타율은 2할2푼4리. 9경기에서 홈런은 하나뿐이었다. 5월 28일 마차도는 삼성전 4타수 무안타로 0.206의 시즌 최악 타율을 기록했다. 롯데는 다음날 5할 승률 아래로 떨어졌다.

롯데는 최근 2년간 가장 많은 실책을 범한 팀이다. 2018년 117개, 2019년엔 114개를 기록했다. 1일 현재 올시즌 실책 수는 9개. 전체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은 숫자다. 그럼 뭐하나.

롯데의 팀 홈런 수는 15개로 최하위다. OPS(출루율+장타율) 0.696으로 8위. 장타율(0.367) 역시 8위다. 롯데는 수비에 중점을 두고 외국인 선수를 선발했다. 계획대로 수비는 안정됐다. 하지만 롯데 특유의 신바람 야구는 실종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롯데는 2007년 8개 구단 가운데 7위에 그쳤다. 홈런 7위(76개), 장타율 4위(0.377), OPS 5위(0.717)로 활발하지 못했다. 3위에 오른 2011년엔 홈런(111개), 장타율(0.422), OPS(0.780) 모두 1위였다. 최하위에 그친 지난해는 장타율(0.358), OPS(0.674)도 덩달아 꼴찌였다.

창과 방패의 중요성을 따지는 문제는 미묘하다. 아마도 수학적으로 분석해 보면 양쪽이 비슷한 점수를 받을 것이다. 그런 만큼 외국인 타자를 타격, 수비 한쪽에 치중해서 뽑는 것은 까다로운 과제다. 둘 다 잘하면 금상첨화이겠지만. 좀 쉽게 생각해 보자. 2020년 메이저리그 선수 연봉 상위 10명 가운데 타자는 세 명이다. 전체 1위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3770만 달러, 한화 약 460억 원), 4위 놀란 아레나도(콜로라도 로키스·3500만 달러), 8위 매니 마차도(샌디에이고 파드리스·3200만 달러) 이 셋의 공통점은 홈런 타자다. 아레나도는 수비까지 잘 하지만.

메이저리그서 가장 수비에 능한 유격수 닉 아메드(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연봉은 630만달러. 2년 연속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수상자다. 그나마 아메드의 연봉이 높은 이유는 지난해 홈런 19개, 82타점을 기록할 만큼 공·수에 고루 능하기 때문이다. 타율은 2할5푼4리.

올시즌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LG의 1등 공신은 로베르토 라모스다. 해마다 LG를 괴롭혀온 외국인 타자 문제를 단박에 해결했다. 라모스의 1일 현재 성적은 홈런 1위(10개), 타점 4위(21개), OPS 1위(1.264).

라모스가 롯데 타선에 있다고 상상해 보면 아찔하다.
민병헌, 손아섭, 전준우, 라모스, 이대호, 안치홍이 차례로 들어서면 어느 투수라도 상대하기 싫을 것이다. 마차도의 수비는 확실히 인상적이다.
그러나 팀 분위기를 확 바꾸기엔 2% 부족하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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