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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00여국 시험인증 지원… 실적 매년 30%씩 성장 [코스닥 기업 탐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02 17:43

수정 2020.06.02 18:19

무선통신 시험인증 1위 ‘HCT’
국가 공인 시험인증 기관
코로나에도 1분기 124억 매출
세계 200여국 시험인증 지원… 실적 매년 30%씩 성장 [코스닥 기업 탐방]
이수찬 HCT 대표이사
이수찬 HCT 대표이사
"테스트 중인 시료(시험 대상)가 있나요."

이수찬 에이치시티(HCT) 대표이사(사진)는 제품의 시험인증을 진행하는 시험실을 살피면서 연구원들에게 수차례 확인과 양해를 구했다. "고객과의 신뢰는 엄격한 보안에서 나온다"는 그의 생각이다.

HCT는 고객사가 안심하고 제품을 맡길 수 있는 기밀유출 방지체계를 구축했다. 여러 시험실을 잇는 복도마다 CCTV가 빼곡히 설치돼 방문객의 동선을 놓치는 법이 없다. 시험실에는 엄격한 보안 규정에 따라 대표도 마음대로 출입할 수 없다.

아직 시장에 출시되지 않은 시료가 외부로 유출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지난 1일 창립 20주년을 맞은 HCT의 주력 사업은 시험인증과 교정이다. 특히 무선통신 분야의 시험인증은 국내에서 독보적인 1위를 자랑한다.

시험인증은 사람에 빗대자면 일종의 '비자'를 발급받는 것이다. 기업이 신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기 위해선 국가별로 요구하는 인증을 획득해야 한다. HCT는 정부기관을 대신해 제품에 대한 시험, 검사, 인증을 거쳐 해당 국가가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하는 지를 확인한다. 공인인증기관으로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HCT의 시험인증을 통과하면 해당 제품은 전 세계 200여개국에 출시할 수 있다.

현재 시험인증이 가능한 분야는 정보통신(IT), 차량용기기, 배터리 등이다. 그중에서도 휴대폰으로 대표되는 IT 분야가 전체 매출액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이동통신기술이 2G에서 3G, LTE, 5G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매출이 큰 폭으로 신장했다.

지난 2016년 10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이후 HCT의 매출은 2017년 278억원, 2018년 364억원에 이어 2019년에는 474억을 기록했다. 해마다 30%가 넘는 성장가도를 달려온 셈이다. 이 대표는 "휴대폰 제조업체와 모델 수는 줄었지만 휴대폰의 성능이 급격히 향상되면서 한 기종에서 시험해야 할 항목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1·4분기에는 코로나19 사태에도 12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1억원, 17억원을 기록해 2018년 전체 실적의 절반을 이미 채웠다. 실적이 받쳐주면서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3월 6000원대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1만원을 훌쩍 넘었다.
이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3명)이 올해 3~4월 모두 9만5000여주의 자사주를 사들이면서 주가 부양에 나서기도 했다.

올해는 코로나19가 촉발한 위기를 기회로 삼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로 미국 현지의 시험인증업체가 문을 닫았고, 그쪽에서 진행하려던 프로젝트가 급하게 넘어오기도 했다"며 "해당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해결하면서 거래처 물량이 늘었고, 이를 감당하기 위해 최근 대규모 설비투자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