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한솥밥' 이해찬·김종인의 재회…"4년전 내가 그자리, 팔자가 그래"

파이낸셜뉴스 채널구독이벤트
'한솥밥' 이해찬·김종인의 재회…"4년전 내가 그자리, 팔자가 그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회동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0.6.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이균진 기자,이준성 기자 = 두 정치 원로의 정치적 인연을 놓고 '32년간의 악연'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첫 대화는 건강을 묻는 덕담으로 시작됐다.

김 위원장은 3일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이 대표를 만나자마자 "건강 괜찮으신가"라고 물었고, 이 대표는 "많이 좋아졌다"고 웃으며 답했다.

이 대표는 김 위원장이 총선에 참패한 통합당을 수습하기 위해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한 것에 대해 "어려운 일을 맡으셨다"고 했고, 김 위원장은 "그렇죠. 팔자가 그렇게 되나 봐요"라고 답했다.

이날 만남은 통상적인 여야 당대표간 회동과는 많이 달랐다. 이 대표와 김 위원장이 30여년 전 13대 총선에서 맞붙었던 인연 외에도 불과 4년 전만 해도 김 위원장은 민주당의 대표를 맡아 총선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당시 이 대표는 20대 총선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복당한 바 있다. 1940년생인 김 위원장은 1952년생인 이 대표와 '띠동갑'이기도 하다.

이런 인연 때문에 이날 양당 대표의 상견례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두 대표가 대화를 이어가는 방식으로 술술 진행됐고, 급기야 송갑석 민주당 대변인이 "워낙 두분이 특별한 인연이라 격식 없이 했는데, 죄송하지만 두 분 말씀을 끊고 해야 할 것 같다"고 제지하고 정식 발언을 요청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여야 공동의 문제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그에 따른 경제 문제를 화두로 대화를 이어가며 자주 서로의 입장을 받아주는 등 훈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백신, 치료제 개발이 늦어지는 것이 걱정된다며, 경제 문제도 생각보다 심각한 것 같아 여야가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모으자고 했고, 김 위원장도 대책을 신속하게 논의하자고 했다. 두 명의 대표는 상대가 이야기하는 동안에도 '그렇다' '맞다' 등 맞장구로 추임새를 넣으며 분위기를 살렸다.

김 위원장은 대화 중 간간이 농담을 섞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4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를 맡았던 것을 "4년 전에는 내가 이 자리(민주당 대표석)에 앉아있었다. 이번에 여기를 찾아오니 기분이 상당히 좀 이상하다"고 웃었다.

여야가 원 구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것 등에 대해서는 다소간 신경전도 벌어졌다.


김 위원장은 "정상적인 개원이 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며 민주당의 '양보'를 에둘러 요구했고, 이 대표는 "(김 위원장이) 여러 가지 경험을 많이 하셨으니 저희는 기존과는 (다르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받아쳤다.

김 위원장은 "원 구성이 빨리 이뤄지면 원 운영은 종전과는 달리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국회 운영 과정에서 협조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이 대표는 "저는 임기가 곧 끝나지만, 원내대표가 원숙하신 분이라 잘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결정 권한이 있다는 식으로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특히 오는 5일 국회의장단 선출을 위한 본회의 개의 문제를 언급하면서 "기본적인 법은 지켜가면서 협의하고, 소통하면 된다"며 국회법을 들어 김 위원장을 은근히 압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