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학생 70% 가족·학원서 감염…맹렬한 지역감염에 거리두기 바짝

뉴스1

입력 2020.06.04 06:40

수정 2020.06.04 06:40

서울 영등포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강사가 근무했던 홍우빌딩앞에서 방역관련 공지사항이 붙어 있다/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 영등포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강사가 근무했던 홍우빌딩앞에서 방역관련 공지사항이 붙어 있다/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최근 인구밀집도가 높고 유동 인구가 많은 수도권에서 종교 소모임, PC방, 학원 등 다양한 장소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전파되고 있으며, 이러한 확산세가 계속되어 다수가 밀집‧밀폐된 공간에서 전파되는 경우 대규모 유행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최근 인구밀집도가 높고 유동 인구가 많은 수도권에서 종교 소모임, PC방, 학원 등 다양한 장소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전파되고 있으며, 이러한 확산세가 계속되어 다수가 밀집‧밀폐된 공간에서 전파되는 경우 대규모 유행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9명으로 누적 확진자는 1만1590명이 되었다. 신규 확진자 49명의 신고 지역은 서울 19명, 대구 1명, 인천 17명, 경기 12명이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9명으로 누적 확진자는 1만1590명이 되었다. 신규 확진자 49명의 신고 지역은 서울 19명, 대구 1명, 인천 17명, 경기 1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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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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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이영성 기자 = 5월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18세 이하 초·중·고등학교 학생은 70명이며, 주요 감염경로도 가족과 학원, 과외 등 지역사회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학교가 아닌 지역사회에서 이미 코로나19에 대거 노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방역당국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방역당국은 등교수업 이후 지역 감염이 학교 전파로 이어지는 것을 가장 경계했다. 어리고 건강한 학생들 특성상 코로나19에 걸려도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지역감염은 물론 학교에 확진자가 속출할 수 있어서다.

학교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는 것은 어렵사리 유지해온 생활 속 거리두기를 접고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지금 같은 유행 속도가 일주일 더 유지될 경우 적어도 수도권에 한해 사회적 거리두기로 다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5월 이후 코로나19 걸린 18세이하 70명…학원 새로운 감염원, 수강생 46명 감염

4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초·중·고등학교 학생 나이에 해당하는 18세 이하 미성년자 70명이 5월 이후에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의심신고 4만8889건을 진단검사한 결과다.

전체 의심신고 중 실제로 양성 판정을 받은 미성년자는 70명(0.14%)였다. 그중 해외유입 사례 18명, 18세이지만 사회인 또는 대학생으로 분류된 12명을 제외한 40명은 초·중·고등학생인 셈이다.

학생 확진자 40명의 감염경로를 보면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가족으로부터 코로나19에 걸린 사례가 14명(35%), 학원과 학습지, 과외수업을 통해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도 14명(35%)였다. 감염자 10명 중 7명이 가족 또는 사교육을 통해 코로나19에 걸린 것이다.

어린 학생들은 가족과 떨어져 지낼 수 없고 다양한 형태의 사교육을 받는 비율이 높다는 점에서 가장 가깝게 지내는 사람과 공간이 학교보다 더 위험하다는 얘기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지난 3일 브리핑에서 "3차 개학이 이뤄졌고, 최근 수도권 집단감염으로 인해 등교수업에 대한 학부모 불안과 우려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안타깝게도 코로나19 특성상 장기전으로 (유행이) 진행될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등교수업이 세 달여 늦어진 만큼 많은 학생이 이미 학원을 다니고 있고, 이곳에서 감염자가 속출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이후 학원에서 코로나19에 걸린 수강생은 46명이다. 여기에 직원과 강사 32명을 포함하면 학원 관련 누적 확진자 수는 78명에 달한다.

학원 내 코로나19 확산세는 점차 빨라지고 있다. 지난 5월에만 33명의 확진자가 나온 데 이어 6월에도 확진자 3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교육부가 지난달 29일 기준 전국 학원과 교습소 12만8837곳을 점검한 결과, 1만356곳(8%)이 방역수칙을 어겨 시정명령을 받았다.

◇6월8일 학생 500만여명 수업…확산세 1주일 더 가면 수도권 거리두기 불가피

지난달 20일 고등학교 3학년부터 시작한 등교수업은 오는 8일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5~6학년이 학교를 가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서 유행하는 수도권 일부 학교를 제외한 전국 단위 초·중·고교가 정상적인 등교수업을 하게 된다. 등교수업 학생 수만 500만명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방역당국은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올 위험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확진자 발생을) 최소화하고 아예 발생하지 않는 게 이상적이지만, 적어도 산발적인 감염 사례가 있을 것으로 염두에 두고 개학을 준비했다"고 학부모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이는 등교수업에 실패하면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하게 되는 점을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도권 지역사회에서는 교회 소모임을 중심으로 N차감염이 계속되고 있다. 3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49명 발생했다. 일일 확진자 50명 이하 기준에 육박했다. 최근 5일 중 최대 규모다. 특히 신규 확진자 49명 중 지역발생은 46명으로 대구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수도권에서 나왔다. 서울이 17명, 인천 17명, 경기 11명이다.

인천에서는 개척교회 성경모임 관련 연쇄감염이 늘어나고, 부천 쿠팡 물류센터 접촉자 감염도 지속되는 상황이다. 서울에서는 생명보험사 등 회사 내 감염자도 잇따라 발생해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는 경우도 여럿 나왔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코로나19 관련 긴급관계장관회의' 관련 브리핑에서 수도권 감염을 막는 데드라인으로 최대 2주일을 제시했다. 그 후로 1주일이 지났고 상황은 여의치 않다.
남은 1주일도 똑같은 상황이면 수도권은 예전의 갑갑한 생활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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