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24평 아파트 집안 곳곳에 분뇨, 알고보니 3년 전..

뉴스1

입력 2020.06.04 11:31

수정 2020.06.04 15:59

알코올성 치매를 앓고 있는 A씨의 집안에서 발견된 각종 쓰레기들.(기장군 제공)2020.6.4/뉴스1© 뉴스1
알코올성 치매를 앓고 있는 A씨의 집안에서 발견된 각종 쓰레기들.(기장군 제공)2020.6.4/뉴스1© 뉴스1


A씨의 집에서 나온 쓰레기들을 자원봉사자들이 정리하고 있다.(기장군 제공)20206.4/뉴스1© 뉴스1
A씨의 집에서 나온 쓰레기들을 자원봉사자들이 정리하고 있다.(기장군 제공)20206.4/뉴스1© 뉴스1

(부산=뉴스1) 박세진 기자 = "이웃집에서 수년간 방치한 쓰레기 때문에 불쾌한 냄새가 나요."

부산 기장군 정관읍의 한 아파트에 사는 주민이 지난달 19일 정관읍 행정복지센터로 제기한 민원 내용이다.

알코올성 치매를 앓고 있는 60대 후반인 A씨는 3년 동안 24평 집 안에 술병과 각종 쓰레기를 방치해둔 채 생활해왔다.

심지어 집안 곳곳에 자신의 분뇨까지 치우지 않고 지내면서 집 안에서 나온 악취로 이웃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한 것이다.

이 사실을 확인한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은 A씨를 복지지원대상자인 '사례관리대상자'로 지정하고 특별 관리에 들어갔다.


우선 관내 주민단체와 봉사단체, 개인 봉사자 등과 함께 A씨의 동의 후 집에서 쓰레기와 옷가지, 분뇨 등을 정리했다.

이날 나온 쓰레기량만 1톤 트럭 2대 분량으로 대청소 과정에서 마대 150여장이 사용됐다.

3년 전 노모와 함께 이사온 A씨는 노모가 요양병원에 입원한 이후 줄곧 홀로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집 안에 가득 모아두는 사람들을 일컬어 '저장강박증'이라고 부르지만 A씨의 경우는 치매가 원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센터 관계자는 "저장강박증과는 조금 다른 케이스로 보인다"며 "집 안에서 술병이 많이 발견됐고 병원에서 간수치가 높게 나온 점 등으로 볼 때 알코올성 치매로 인지능력이 저하된 거 같다"고 설명했다.


센터 측은 그동안 A씨 외에도 관내에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을 대상으로 복지지원 사업을 벌여 왔다.

병원 등 민간기관과도 연계해 사업을 진행 중인데 A씨도 지정된 협력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도록 조치했다.


센터는 앞으로도 A씨의 자활을 돕기 위해 지속적으로 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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