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코로나가 불러온 '가지 않은 길'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04 17:48

수정 2020.06.04 18:49

[기자수첩] 코로나가 불러온 '가지 않은 길'
코로나 '집콕' 생활이 이어지면서 인상 깊게 읽은 책 중 하나는 '팩트풀니스'다.

이 책은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서두에 저자는 독자들에게 그들이 알고 있는 상식에 대한 일반적 질문들을 던진다. 세계의 교육 수준이나 빈곤 정도, 지구온난화 예측 등이다. 편한 마음으로 평소 상식선에서 문제를 풀다 보면 정답을 비켜가기 일쑤다. 원인은 부정적으로 예측된 과거 기록들이 여전히 통용되고 학습되면서 만들어진 세상에 대한 부정확한 인식 때문이라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가장 먼저 다가온 불안은 생명과 건강에 대한 우려였다. 그다음 닥쳐온 게 경제위기다.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재정을 풀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정책을 앞다퉈 실행했다. 우리나라도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금리인하, 금융지원 등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편성된 3차 추경은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35조3000억원에 달해 금액도 역대 최대다. 이 중 4조7000억원이 금융분야 지원액이다. 벌써부터 국가채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맞물려 이달 항공과 해운 등 기간산업에 지원되는 기간산업안정기금도 본격 가동됐다. 코로나19로 위기를 겪는 기업이 주 대상이지만 그 이전부터 휘청이던 기업들도 위기가 커지면서 국민혈세 투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 사태 후 실행되는 경제정책을 두고 '가지 않은 길'이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팩트풀니스'의 부제를 잠시 생각하게 된다.

최근 금리는 또 한차례 인하됐고, 주요 기업들의 재정난이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동학개미'들이 살린 대장주 삼성전자가 코로나19 사태 이전 주가를 회복하고 코로나 백신 개발이 시작됐다는 소식도 들린다.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시기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으로 들어간 국가재정을 우리는 경험했다.
과거의 부정적 경험을 학습하고 기억하되, 그것을 여전히 통용하고 반복해선 안될 것이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금융부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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