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정경심 "불로수익 종소세 2200만 폭망" 조국 "엄청거액"…檢 문자 재공개

뉴스1

입력 2020.06.04 17:53

수정 2020.06.05 07:39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교수가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관한 법률위반 등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0.6.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교수가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관한 법률위반 등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0.6.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횡령 범행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문자메시지를 제시했다. 앞서 검찰은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의 재판에서도 같은 문자메시지를 제시하며 조 전 장관이 정 교수의 사모펀드 운영에 관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 권성수 김선희)는 4일 정 교수의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사모펀드 혐의 관련 서증조사가 진행됐다.


검찰은 조 전 장관과 정 교수가 나눈 카카오톡 문자메시지를 제시했다. 2018년 5월 나눈 대화 내용에 따르면 정교수는 '글쎄 종소세(종합소득세)가 2200만원대가 나와서 세무사가 다시 확인 중. 폭망이야ㅠㅠ'라고 하자, 조 전 장관은 '엄청 거액이네!'라고 답했다.

이어 정 교수는 조 전 장관에게 '6~7000정도 불로(不勞)수익 할 말 없음'이라고 보낸 뒤 "그러니 작년보다 재산 총액이 늘었지"라고 답장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은 정 교수가 차명 투자자산 운용을 통해 불로수익을 얻고 있는 것을 인식·용인하고 있었다"며 "조 전 장관이 동의하지 않았다면 불로수익에 대한 세금문제에 대해 부정적 용어를 동원하면서 대화를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정 교수와 동생이 나눈 '내 목표는 강남에 건물을 사는 것'이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다시 제시하며 정 교수가 범행을 저지르게 된 동기를 강조했다. 앞서 재판부 교체 전인 지난 1월31일 검찰은 2회 공판에서 같은 문자메시지를 제시한 바 있다.

이에 재판부는 "강남빌딩 이야기는 그만 하시고 넘어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방청객 일부에서 웃음이 터져나왔고 재판부가 "웃지 말라"고 제지하기도 했다.

정 교수 측은 사모펀드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조범동씨에게 5억원을 대여해줬을 시점이 2015년 12월, 박근혜정부 시절로 조 전 장관이 공직자로 나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변호인은 조 전 장관이 공직과 관련이 없던 시절부터 이미 조씨가 익성을 내세우면서 익성을 통해 금융업에 진출하려 데 자신이 대여해준 돈을 초기자금으로 이용한 것일 뿐 자신은 자금의 구체적인 사용처를 몰랐다고 주장했다.

또 추가로 5억원을 대여해준 것은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내줄 수 있다는 조씨의 말을 믿고 그저 이자만 꼬박꼬박 받을 생각만 했었다고 설명했다. 모든 의사결정은 조씨와 익성의 이봉직 회장, 이창권 부회장이 주도했고, 정 교수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정 수익을 보장받기 위해 조씨와 공모해 허위의 컨설팅 계약을 맺고 코링크pe의 자금을 횡령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수익자가 교사하거나, 배임·횡령 행위 전반에 관여하건, 단순히 배임사실을 알면서도 소극적 이득을 취한 것인지 등 공범 성립에 대해 심리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횡령의 공범의 죄책을 물을 수 없다는 점이 검찰의 서증으로도 명확히 드러났다"고 밝혔다.

WFM의 공장 가동이라는 호재성 미공개 정보를 조씨로부터 들은 뒤 WFM 주식을 매수한 혐의에 대해서는 "정보가 이미 공개됐었고 정보가 나온 이후 주식이 떨어졌다"며 해당 정보가 미공개 주요 정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자본시장법상 최소 출자금액인 3억원 규정을 회피하고 가족이 총 99억4000만원을 출자하기로 약정한 것처럼 금융위에 거짓 보고한 혐의에 대해서도 "업무집행사원도 아닌 정 교수에게 허위변경보고의 책임을 묻는 게 타당한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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