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한항공 '매출 3500억' 기내식사업 판다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04 18:20

수정 2020.06.04 20:34

송현동 땅 매각 차질로 자금난
알짜사업 팔아 유동성 확보나서
IB업계 "CJ그룹이 가장 눈독"
기업가치 6천억 이상은 받을듯
대한항공 '매출 3500억' 기내식사업 판다
대한항공 내에서도 '알짜'로 꼽히는 기내식사업부가 결국 매물로 나온다. 대한항공이 소유한 서울 송현동 부지(3만7000여㎡)의 매각 차질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이 생겼기 때문이다.

다른 원매자에게 제값을 주고 팔기 어려운 만큼 일부 사업부문 매각으로 유동성 확보에 올인한 것으로 보인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기내식과 항공정비(MRO, 정비·수리·점검) 등의 자산가치와 원매자 컨설팅을 맡은 크레디트스위스(CS)는 이르면 다음주부터 원매자들에게 티저레터(투자안내문)를 발송할 예정이다.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이 이번 매각을 진두지휘한다.

기내식사업부와 함께 매각대상으로 거론돼온 마일리지사업부와 MRO사업부는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인수합병(M&A) 업계 '핫딜'로 꼽히는 대한항공 기내식사업부에는 CJ그룹이 가장 관심이 큰 것으로 안다"며 "CJ를 포함한 식품·유통업체들의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 거론된 유휴자산 가운데 매각 흥행 가능성이 가장 높다. 대한항공 입장에선 유동성 확보에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원매자 태핑이 윤곽을 잡으면 하반기 매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아워홈은 지난 2018년 한진중공업의 자회사인 항공기 기내식서비스업체 하코를 인수한 바 있다. 당시 본입찰에는 CJ를 비롯한 국내 식품대기업 3~4곳이 몰렸다.

대한항공 기내식사업부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연평균 매출 3500억원, 영업이익 300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던 '알짜배기'다. 하루 평균 7만1000식(1식=1인이 기내서 먹는 1회 식사)을 공급한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 기업가치(EV)는 6000억원에 이른다.

아시아나항공이 2003년 기내식사업부를 독일 루프트한자 계열의 LSG에 매각할 당시 연간 매출의 10배 가까운 값을 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매각가는 더 높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측은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이후 CS를 통해 대한항공의 자산가치 책정을 위한 컨설팅을 의뢰한 사실은 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매각 주관계약을 한 사실이 없다"는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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