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채권단, 현산에 공 넘겼다…"6월까지 아시아나 입장 밝혀라"(종합)

뉴스1

입력 2020.06.05 17:58

수정 2020.06.05 17:58

인천국제공항 활주로 에서 아시아나 항공기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인천국제공항 활주로 에서 아시아나 항공기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 최후통첩 성격의 압박성 카드를 꺼내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아시아나항공 주식취득을 무기한 연기한 현대산업개발에 6월말까지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채권단이 공을 넘긴 만큼 관련 업계의 이목이 현대산업개발에 모아지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최근 현대산업개발에 "6월말까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를 밝혀야 계약 연장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현대산업개발이 이때까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를 밝히지 않는다면 계약을 종료할 수 있다는 압박이다.

채권단이 입장 표명을 요구한 6월말은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이 금호산업과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SPA)에서 기재한 거래종결 시한이다. 당시 계약서에선 반드시 계약일로부터 6개월 내에 거래종결이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는데 오는 27일까지 유효한 셈이다.

물론 연장도 가능하다. 계약서에선 해외 기업결합승인심사 등의 조건에 따라 종결 시한을 6개월 연장할 수 있게 돼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기업결합심사는 총 6개국에서 진행이 됐는데 아직 러시아에선 승인을 받지 못했다. 따라서 최종 거래시한은 올해 12월27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채권단은 묵묵부답인 현대산업개발을 더 이상 기다릴 수는 없어 압박을 가하는 차원에서 내용증명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현대산업개발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머뭇거리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인수를 위한 선행 조건이 아직 충족되지 않았다면서 아시아나항공 주식취득을 무기한 연기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의 몸값을 낮추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지만 일각에선 인수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산업개발이 채권단의 요구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1분기 연결기준 자본잠식률은 81.2%로 지난해 말 18.6%보다 62.6%포인트 증가했다. 또 2분기에는 손실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다 코로나19의 여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한편 금융당국도 현대산업개발의 입장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에 아시아나항공이 포함될 예정이지만 매각 문제가 있어 지원 시점이 다소 유동적인 까닭이다.


적기에 지원을 해줘야 하는데 현재 상태라면 지원 자체가 한없이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매각 문제가 명확히 되기 전까진 기안기금을 지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현대산업개발의 의중을 잘 모르겠다"며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계약을 깨려는 것인지, 혹은 전략인 것인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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