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힙합계 대부 타이거JK(46)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신곡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오늘도 오늘 또 어제처럼 반복된 하루하루 지나가면 익숙해질까'라며 답답한 심정을 거침없이 담아내 특유의 랩으로 선사했다.
지난달 26일 발매한 신곡 '심의에 걸리는 사랑노래'(클린 버전)와 '키스키스 뱅 뱅'(Kiss Kiss Bang Bang/더티 버전)은 새 프로젝트 '필굿쨈스'(Feel Ghood Jams)의 목적으로 나왔다. 솔(soul) 장르인 이 곡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지금의 심정을 솔직한 가사로 풀어냈으며, 랩의 멜로디와 하모니는 달달한 이중성을 보여주는 곡이다. 특히 수익금 전액은 코로나19 관련 성금으로 기부한다.
프로젝트 '필굿쨈스'는 누구나 자유롭게 장르, 아티스트 등 협업에 제한을 두지 않은 참여형 음원 프로젝트다. 타이거JK를 시작으로 윤미래, 비지, 비비 등 필굿뮤직 소속 아티스트들은 기존 곡들과 차별화된 새로운 음악을 선보이며 경계를 허물겠다는 각오다.
신곡으로 돌아온 타이거JK는 최근 뉴스1과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그는 코로나19의 대유행(펜데믹) 상황에 직면한 만큼, 모두들 이 같은 현실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화상 인터뷰를 택했다고 강조했다.
<【N인터뷰】①에 이어>
-최근 SNS를 통해 '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라는 인종차별 반대 캠페인에 대한 목소리도 내고 있다.
▶흑인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로서, 그리고 사람으로서, 그리고 흑인의 피가 섞인 아들을 가진 사람으로서 말하게 됐다. 사실 지구에 있는 사람으로서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예전에 미국에 있었을 때 흑인 친구들과 다니면 같이 잡혔다. 경찰들이 한 번도 안 빠지고 무조건 잡아서 2~3시간 수갑을 채워놓고 찻길에 앉혀놨다. 아무 이유 없이 그런 다음에 '비슷한 사람인 줄 알았다' '도난된 차량인 줄 알았다'라며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더라. 그런데 백인 친구들과 다닐 땐 그런 적이 없었다. 어렸을 때는 이런 불이익을 당해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제는 세계의 문제로 인식하게 됐다. 그래서 우리가 함께한다는 걸, 연대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느꼈다. 물론 제게 SNS로 왜 흑인 문제만 이야기하냐, 아시아인의 차별에는 조용하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이해한다. 하지만 나는 이 모든 문제가 다 연결돼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난 흑인 음악을 하는 사람 입장으로서 힙합으로 돈을 벌고 있고, 이제는 힙합이 팝문화에 흡수되면서 흑인문화가 엄청나게 상업화되고 있기 때문에 음악계에서도 이것에 연대를 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흑인이 첫 번째라는 얘기가 아니다. 인권은 모두에게 중요하다.
-대중음악계에서 특히 많은 목소리를 내는 만큼, 음악이 가진 힘을 또 느꼈을 것 같다.
▶서로 언어가 달라도 이해할 수 있는 최고의 언어 아닐까. 음악과 수학은 언어가 달라도 전 세계에서 소통이 가능하다. 가장 원시적이면서도 미래지향적인 게 음악이라 생각하고, 그게 힘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에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완벽한 랭귀지(언어)인 것 같다.
-필굿뮤직의 수장으로 있는 만큼, 코로나19 상황에서 책임감을 더 느낄 것 같다.
▶그렇다. 사실 힘든 상황이 올해는 쭉 갈 것 같다. 우리만 힘든 게 아닌 만큼 받아들이려고 한다. 그래도 필굿뮤직 내부에서 잘 뭉치고 있다. 그리고 팬분들에게 우리 곡을 들려줄 기회가 많아졌다고 생각해서, 우리도, 팬들도 다 즐거울 수 있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 다만 공연이 올스톱됐고, 저도 책임감을 느끼고 완전히 상황이 좋아지기 전까지는 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런 만큼 다른 플랫폼을 찾으려 한다. 그래야 다들 생활도 할 수 있지 않겠나. 새로운 플랫폼에서 수익 구조를 만들어 내야 하는 것들에 대한 고민이 있다.
-최근 진행한 펭수와의 프로젝트가 화제였다. 어떻게 진행하게 됐나.
▶펭수 쪽에서 먼저 섭외가 왔다. 펭수가 힙합 음악을 하고 싶은데, 세계 펭귄의 날에 맞춰서 하고 싶다더라. 사실 펭수를 잘 몰랐는데 주위에 펭수 팬이 많았다. 하하. 난 너무 소심해져서 걱정했다. 빌보드가 목표라고 하니까 저보다 더 유명한 분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말했는데, 내가 1순위였다고 하더라. 프로젝트는 끝났는데 펭수에게 종종 DM이 온다. 내게 '스승님'이라고 부른다. 그 메시지를 직원들이나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그날은 다 내게 잘해준다. 하하. 펭수가 나를 잘 챙겨주고 있다.
-음악 분야 이외에 특별한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것이 있나.
▶내 목소리가 필요한 곳이 있다면 무엇이든 하고 싶다. 지금 네이버 오디오클립에도 참여해 내가 책을 읽은 게 있다. 또 팬들도 깜짝 놀랄만한 시나리오 쪽으로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분야인데 재밌다. 원래 어렸을 때 시나리오 작가가 꿈이었다. 어렸을 때 꿈을 조금씩 표현해볼 생각이다. 소속 가수 비비가 (시나리오 쪽에) 소질이 있더라. 책도 많이 써왔고. 그래서 같이하면서 여러 가지를 보여주려고 한다.
-대중들이 이번 신곡을 어떻게 들어줬으면 하나.
▶많이 들어주시고, 또 친구에게 소개해주시고, 또 다른 친구에게 소개해주면 좋겠다. 이 곡을 들으면 들을수록 결식아동을 돕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좋은 곡임이 틀림없다. 코로나19로 답답한 상황 속에서 이 노래를 들으면 마음이 확 풀릴 거라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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