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엔진, 땅, 회사까지…항공업계 "팔 수 있으면 다 팔자"

뉴시스

입력 2020.06.06 07:00

수정 2020.06.06 07:00

유휴 자산 매각하는 대한항공, 엔진 팔고 빌리려는 제주항공
[인천공항=뉴시스]고범준 기자 = 중국 우한 거주 한국 교민 수송을 위한 전세기 운항 일정이 지연된 가운데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계류장에서 관계자들이 우한행 전세기 KE9883-HL7461편을 청소하고 있다. 2020.01.30. photo@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고범준 기자 = 중국 우한 거주 한국 교민 수송을 위한 전세기 운항 일정이 지연된 가운데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계류장에서 관계자들이 우한행 전세기 KE9883-HL7461편을 청소하고 있다. 2020.01.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국내 항공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위기가 길어지자 유동성 확보를 위해 팔 수 있는 건 다 팔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의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타 항공사들은 알짜 자산 매각을 추진하거나 검토 중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KDB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2021년 말까지 2조원 규모 자본 확충을 요구함에 따라 자구 노력에 나선 상황이다.

우선 대한항공은 1조원 규모 유상증자 외에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등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지난 4월 제주시 연동의 사원 부지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부지 규모는 9450.9㎡(약 2858평)이며, 매각 금액은 300억~400억원대로 알려졌다.

송현동 부지의 경우 서울시가 매입을 추진하며 문화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한항공 내부에서는 시가 매입을 강행할 경우,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감지됐다. 회사는 경쟁입찰방식으로 송현동 부지를 최소 5000억원에 매각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서울시가 일단 보상비로 책정한 4670억원이 예상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대한항공 측은 일단 "적절한 절차에 따라 매각 과정을 진행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자산 매각으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했을 때, 알짜 사업부 매각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기내식 사업부문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과거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2003년 독일 루프트한자에 기내식 사업부를 분할 매각해 650억원 수준의 현금을 쥔 바 있다.

이스타항공의 인수를 진행 중인 제주항공은 항공기 엔진 5개를 매각하고 다시 리스 계약을 맺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엔진 1개당 가격은 최소 100억원으로, 최대 500억원의 자금을 확충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코로나19 암초에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는 좀처럼 속도가 나지 못하고 있다. HDC현산과 제주항공은 해외 기업결합심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존 인수합병(M&A) 일정을 미룬 상황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코로나19 변수가 전체 항공업을 위기로 몰고 가며, 인수 주체의 인수 의지를 꺾고 있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국적사들은 1분기 대규모 적자를 낸데 이어 2분기 적자 탈출도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국제선을 제대로 띄우지 못해 수익성 개선이 부진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사를 매각하고 싶어도 외부 변수에 취약한 항공업종 자체에 대한 매력이 떨어져 사겠다는 곳이 없어 속앓이하는 곳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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