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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일만의 등굣길' 대구 초중고 전 학년 "드디어 학교로"

뉴시스

입력 2020.06.08 10:13

수정 2020.06.08 10:13

[대구=뉴시스] 이지연 기자 = 전학년 등교가 시작된 8일 오전 대구 수성구 지산동 용지초등학교에서 6학년 1반 담임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주의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2020.06.08. lj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지연 기자 = 전학년 등교가 시작된 8일 오전 대구 수성구 지산동 용지초등학교에서 6학년 1반 담임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주의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2020.06.08. ljy@newsis.com
[대구=뉴시스]이지연 이은혜 기자 = 8일 대구지역 초등5·6학년과 중학교1학년 학생들을 끝으로 전 학년 순차 등교가 마무리됐다.

교육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을 우려해 원격수업과 순차적 등교를 병행해왔다. 지난달 20일 고3을 시작으로 27일과 지난 3일 그리고 이날까지 전 학년이 4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등교했다.

학기가 시작되는 3월2일을 기점으로 98일만의 등굣길이다.


이날 초등 고학년과 중학교 신입생들은 반가움과 설렘 속에 등굣길에 올랐다. 격일제와 격주제 시행으로 학급 내 절반도 채 되지 않지만, 그래도 학우들과 약 100일만의 만남이다.

수성구 지산동의 용지초등학교에 다니는 6학년 표정완(12)군은 등굣길에 "걱정 반, 설렘 반이요"라고 소감을 말했다.

"코로나가 아직 유행중이라 겁도 나지만, 날씨가 더워 마스크를 잠깐 쓰고 있어도 힘든데 수업시간 내내 써야 해 어지러울 것 같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친구들 볼 생각에)설레기도 해요. 처음 보는 친구들도 있고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도 있는데 가까이 가지 못해 아쉬울 것 같아요. 또 모든 친구들을 한 번에 만날 수 없지만 학교를 이렇게 나눠 가는 것도 모두의 건강을 위해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라며 순차 등교에 대한 평가를 남기기도 했다.

[대구=뉴시스]이지연 기자 = 전학년 등교가 시작된 8일 오전 대구 수성구 지산동 용지초등학교 5학년 교실에 책상마다 학생들의 이름표가 붙여져 있다. 등교한 학생 외에 절반 가량이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어 텅 빈 책상이 눈에 띈다. 2020.06.08. ljy@newsis.com
[대구=뉴시스]이지연 기자 = 전학년 등교가 시작된 8일 오전 대구 수성구 지산동 용지초등학교 5학년 교실에 책상마다 학생들의 이름표가 붙여져 있다. 등교한 학생 외에 절반 가량이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어 텅 빈 책상이 눈에 띈다. 2020.06.08. ljy@newsis.com

용지초교는 학년별 이동 동선과 체온 측정을 위해 2~4학년은 서편 현관, 1~6학년은 중앙 현관, 3~5학년은 강당 입구로 구분해 입실했다. 학년별 등교시간도 달리하는 등 접촉을 최소화한다.

김승남 용지초교 교감은 "학교홈페이지를 통해 이동 동선을 그림파일로 제작해 쉽게 이해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급식도 전교생이 교실에서 진행하도록 했다. 방과후교사 9명이 수시로 체온도 측정하고 거리두기 지도를 도와주시고 있다"며 교내 준비사항을 전했다.

학생들의 정서를 고려해 용지초교는 지난달 27일 등교를 시작한 1학년들을 위해 '입학을 환영합니다' 교실 안내판 아래 학생별 사진을 남겨 입학을 함께 기념하기도 했다.

[대구=뉴시스]이은혜 기자 = 8일 오전 대구 수성구 지산중학교 교사들이 코로나19 사태 후 처음 등교하는 1학년 학생들을 향해 손팻말을 들고 환영 인사를 하고 있다. 2020.06.08. ehl@newsis.com
[대구=뉴시스]이은혜 기자 = 8일 오전 대구 수성구 지산중학교 교사들이 코로나19 사태 후 처음 등교하는 1학년 학생들을 향해 손팻말을 들고 환영 인사를 하고 있다. 2020.06.08. ehl@newsis.com

초등 고학년에 이어 중학교 신입생들도 등교를 시작한 이날 오전 8시35분 대구 수성구 지산2동 지산중학교 1학년들은 2학년과 3학년 등교를 마친 후 마지막으로 교문을 통과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교복 단체구매가 늦어져 모두 사복을 입고 있었다. 학생들은 처음 온 학교가 어색한 듯 간혹 주변을 두리번거리기도 했다.

교사들은 직접 만든 환영 손 팻말을 흔들면서 화분을 선물해 신입생의 활기찬 출발을 응원했다.

1학년 김가연 학생은 "초등학교 6학년 때 같이 학교 다니던 친구들 중 이번에 한 반이 된 아이들도 있다"며 "그래도 반 친구들을 보는 건 처음이라 떨린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때문에 예전부터 기대하던 중학교 등교 풍경과 많이 다른 것 같다. 그런 점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류모 학생 역시 "계속 온라인 수업만 하다가 학교에 오니 설렌다. 하지만 마스크도 계속 써야 하고 이래저래 불편한 점도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뉴시스]이은혜 기자 = 8일 오전 코로나19 사태 후 처음 등교한 대구 수성구 지산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교사가 선물한 화분을 들고 교실로 향하고 있다. 2020.06.08. ehl@newsis.com
[대구=뉴시스]이은혜 기자 = 8일 오전 코로나19 사태 후 처음 등교한 대구 수성구 지산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교사가 선물한 화분을 들고 교실로 향하고 있다. 2020.06.08. ehl@newsis.com

반면 김경하 학생은 "친구들이 많이 모이니까 코로나19에 걸리진 않을지 너무 걱정된다"며 "차라리 온라인 수업을 할 때가 나았던 것 같다"고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지산중학교는 1학년 144명 중 절반이 등교했다. 나머지 학생은 오늘도 재택 수업을 진행한다.

코로나19를 우려해 등교를 거부한 학생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잘 지켜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마스크 쓰기와 한줄서기가 일상화되며 긴장하고 위축된 모습을 보이는 게 안타까워 보인다고 했다.


정철화 교감은 "수업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학생들의 안전이 1순위다"라며 "교사들이 합심해 등하교까지 철저히 지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등교하는 학년별 인원은 총 6만2700여명이다.
초등5학년은 1만9500여명, 6학년은 2만1000여명, 중학교1학년은 2만2200여명이 교정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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