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서부산 찾은 배낭족들 '양조장 게스트하우스'에 취한다

정용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09 18:25

수정 2020.06.09 18:25

북구청 도시재생 뉴딜사업 일환
자유여행객 베이스캠프로 조성
구포역 인근 숙박 상권 변화 모색
갈매기브루잉과 구포맥주 개발
양조장 내 체험형 콘텐츠 강화
부산 북구청은 9일 구포역 인근에 맥주 양조장 시설이 포함된 게스트하우스를 조성하기 위한 실시설계용역에 나선다고 밝혔다. 북구청이 최근 출시한 수제맥주 '구포만세 329'의 모습. 북구청 제공
부산 북구청은 9일 구포역 인근에 맥주 양조장 시설이 포함된 게스트하우스를 조성하기 위한 실시설계용역에 나선다고 밝혔다. 북구청이 최근 출시한 수제맥주 '구포만세 329'의 모습. 북구청 제공
부산 구포역 인근에 직접 맥주를 만들고 마실 수 있는 '양조장 게스트하우스'가 들어설 전망이다. 부산 북구청은 이곳을 자유여행객의 베이스캠프로 삼아 장기적으로 지역관광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부산 북구청은 구포동에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 게스트하우스 조성사업을 위한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을 벌인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정명희 구청장의 공약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며, 게스트하우스는 서부산을 찾은 자유여행객의 베이스캠프로 지역관광을 이끌고 쇠퇴한 주변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라고 구는 설명했다.


최근 여행 트렌드는 대규모 단체관광에서 개인 자유여행으로 변하면서 배낭족들은 여관이나 모텔보다 게스트하우스를 선호하게 됐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배낭족들에게 호텔은 너무 비싸고, 모텔이나 여관은 시설이 낙후하거나 자유여행의 진미를 느낄 수 없다는 니즈가 반영된 것이다. 이에 구는 교통이 편리한 구포역 인근에 게스트하우스를 세워 자유여행객을 끌어들이고 대실 및 장기투숙 위주로 운영돼오던 모텔 등 주변 숙박시설의 상권 변화를 도모하고자 한다.

게스트하우스는 1층에 프런트데스크와 맥주 양조장이 들어서며, 지상 2~4층에는 18실 이내의 객실과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한다. 연면적은 836㎡다.

용역 과업지시서에는 '안정성과 조형미를 살리면서 공공건축물로서 상징성이 부각되도록 설계하며, 주변 건물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외관은 조형성, 독창성이 있는 설계로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고 외형과 조경의 모든 요소에 친근한 이미지를 반영'토록 했다.

특히 이번 게스트하우스 1층에 들어설 맥주 양조장은 이번 사업의 '킬링 콘텐츠'가 될 전망이다. 앞서 구는 과거 밀 집산지였던 지역특성을 살려 화명생태공원 일원에서 재배된 밀을 이용한 수제맥주 '구포만세 329'를 출시했다. 이후 한발 더 나아가 수제맥주 브랜드인 갈매기브루잉(대표 올솝 스티븐)과 업무협약을 맺고 이 게스트하우스에 '구포맥주' 개발을 위한 양조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즉 구는 여행객에게 접근성이 좋고 합리적 가격으로 숙박시설을 제공하며, 양조장에선 직접 맥주를 만들고 마실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를 더했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동구 수정동에 위치한 '이바구캠프'가 대표적이다.
도시민박촌 이바구캠프는 동구청이 지난 2016년 6월 사업비 25억원을 투입해 만든 시설로, 현재 마을기업이 위탁운영하고 있다. 이후 게스트하우스와 옥상캠프가 입소문을 타면서 매년 수천명이 다녀가는 등 원도심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성공한 도시재생사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에 대해 정명희 구청장은 "구포역 주변은 모텔 등 다양한 숙박시설이 밀집돼 있으나 자유여행객을 위한 체류지로서 역할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구포 게스트하우스는 지역관광 향유를 위한 자원으로 활용하고, 지역관광 변화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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