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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시총, 도요타 넘어서나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11 07:55

수정 2020.06.11 07:55

[파이낸셜뉴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10일(이하 현지시간) 급등했다. 세미트럭 생산 계획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시총 기준 세계 1위 자동차 업체인 일본 도요타 자동차를 바싹 따라잡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이날 전일비 84.38달러(8.97%) 폭등한 1025.05달러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이 1900억달러를 넘어서 2160억달러 수준인 도요타를 바싹 추격하고 있다.

머스크 CEO가 직원들에게 테슬라가 오랫동안 약속했던 전기 세미트럭 생산에 착수할 시기가 왔다고 밝혔다는 점이 알려진 뒤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진 덕분이다.


머스크는 전날 밤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구체적인 생산 시기와 공장은 언급하지 않은채 이제 완전한 전기 세미트럭을 생산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세미트럭용 배터리는 네바다주 리노 외곽의 테슬라 베터리 공장에서 만들어질 것이라고 머스크는 덧붙였다.

머스크의 발언은 전기·수소트럭 업체 니콜라가 지난주 상장(IPO)한 뒤 폭등세를 보이는 등 투자자들의 전기차·수소차 등 비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애정이 증폭되는 가운데 나왔다.

아직 단 한대도 출시하지 못했음에도 니콜라 주가는 4일 상장 이후 3배 가까이 폭등해 디트로이트 전통자동차 업체 '빅3' 가운데 하나인 피아트크라이슬러(FCA)를 제쳤고, 포드 시총도 일시적으로 넘어선 바 있다.

전기차·수소차 시장 점유율이 아직 매우 낮지만 투자자들은 자동차의 미래는 휘발유가 아니라 배터리라는 믿음 속에 테슬라와 니콜라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이동이 제한되면서 전통 자동차 업체들 주가가 자유낙하하는 것과 달리 테슬라 주가는 올들어 2배 넘게 올랐다.

테슬라는 보급형인 모델3를 출시하면서 주가에 날개를 달고 있다. 여기에 조만간 출시될 보급형 컴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가 더해지면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연간 기준으로 테슬라를 처음으로 흑자로 돌려세울 것으로 기대된다.

머스크는 올해 테슬라의 전기차 전세계 출하대수 규모가 전년비 36% 넘게 증가해 50만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장담한 바 있다.

코로나19로 생산차질이 겹쳐 이같은 야망이 현실화하기 어렵게 됐지만 머스크가 제시한 세미트럭은 새로운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머스크는 2017년 후반 로드스터 스포츠카 신모델과 함께 2019년에 한 번 충전으로 500마일(약 804㎞)을 달리는 세미트럭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지난해 약속을 지키지 못한 테슬라는 지난 1월 내년에 세미트럭이 출시될 것이라고 계획을 바꿨다. 머스크는 당시 세미트럭에 장착될 배터리가 모델3와 모델Y 배터리 공급 부족을 초래할 가능성을 우려해 계획을 연기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세미트럭 생산 계획 재개는 배터리 부족을 메울만큼 배터리 생산능력이 확충됐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머스크는 또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 생산을 포함해 미국내 생산 확대를 위해 캘리포니아주 프레즈노 공장 외에 추가로 생산시설 한 곳을 확충할 계획이다.

한편 머스크가 세미트럭 계획을 구체화함에 따라 니콜라와 테슬라간 경쟁구도 역시 치열해지게 됐다.

앞서 니콜라 공동창업자 겸 CEO인 트레버 밀턴은 전기와 수소동력이 모두 장착되는 픽업트럭 생산에 나서겠다고 공개한 바 있다.


니콜라 주가는 이날 전일비 14.72달러(18.46%) 폭락한 65.01달러에 마감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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