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속수무책·예측불가' 두더지 감염에 당국도 '추적 한계' 봉착

뉴스1

입력 2020.06.12 06:07

수정 2020.06.12 09:3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5명 발생한 11일 서울 양천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한 의료진이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5명 발생한 11일 서울 양천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한 의료진이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수도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발병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방역당국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 관악구 다단계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발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고, 쿠팡 물류센터와 서울 양천구 운동시설(탁구클럽)발 전파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는 않지만 새로운 집단 감염지가 우후죽순 나타나면서 방역당국도 한계치에 다다르는 모양새다. 산발적인 감염이 곳곳에서 나타나다 보니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속도가 'N차 감염'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사례가 SJ 투자회사발 감염이다.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SJ투자회사의 경우 지난 7일 처음으로 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애초에는 감염 경로가 모호했다.

방역당국은 역학조사를 거쳐 10일 전파고리를 확인했는데, 지난 7일 확진판정을 받은 이 회사 콜센터 직원이 경기도 부천시 거주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확인됐다. 따라서 SJ투자회사 관련 확진자들은 리치웨이 관련으로 재분류됐다.

방역당국이 최대한 신속하게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그 사이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다. SJ투자회사 직원들의 감염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같은 형태의 감염은 최근 2주간 계속되고 있다. 한 곳에서 100명 이상이 감염되는 대규모 집단 발병 사례는 없지만 확진자가 나오는 지역은 점차 늘어가고 있다.

이는 'N차 감염'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미 지역사회에 코로나19가 파고들었다는 의미로도 해석되는 만큼 방역망의 틈새도 점차 헐거워지고 있다.

'N차 감염'이 늘어날수록 방역망의 틈이 벌어질 뿐 아니라 방역당국의 피로감도 쌓일 수밖에 없다. 역학조사도 어려워진다.

방역당국도 현재 가장 부정적인 요인으로 '방역당국이 발생 상황을 쫓아가는 것'을 꼽았다. 아울러 어르신들이 모이는 시설 및 환경에서 확진자 증가, 국민들이 거리두기 및 개인위생에 불편해하는 분위기 등도 위험 요소라는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우리나라 현재 상황은 매우 아슬아슬하고 긴장된 상황"이라며 "환자 발생이 여전하고, 심지어 지난 2주간 늘어나는 추세도 보였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서둘러 '항체 항원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항체 항원검사를 실시하면 지금보다 많은 확진자가 쏟아져 나올 수 있지만 지역사회에 실제 어느 정도 감염원이 있는 전체적인 규모를 추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이 밖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로의 재전환 목소리도 나온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완된 결과로 봐야 한다"며 재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정부 입장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재전환을 하기에는 여전히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등교수업을 전면적으로 취소해야 하는 것은 물론, 경기 위축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정부도 아직까지는 생활방역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권 부본부장은 "방역당국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중심으로 논의 중이고, 향후 (방역) 방향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며 "여러 가지를 검토할 때 현재까지 진행한 노력, 최소한 그 이상의 어떤 노력이 더해져야 되지 않을까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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