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코로나19로 해외 발 묶여 1순위 청약자격 박탈 '날벼락'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해외 출장으로 베트남에 나갔다가 코로나19에 따른 출입국 통제로 비자 만료일 안에 귀국하지 못한 건데, 해외 거주 90일 초과로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고도 부적격 판정을 받아 억울함을 호소합니다."(청원인 A씨)
새 아파트 청약시장 인기가 뜨거워지며 청약 자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코로나19에 따른 해외 장기 체류로 청약 자격을 상실한 사례가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14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최근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의 예외 적용 가능성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유권해석을 요청하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부산에서 30년간 거주한 청원인 A씨는 지난달 초 모집공고를 낸 부산 지역 민간 아파트 단지에 1순위 해당지역 청약에서 당첨이 됐으나, 최근 해외 연속 거주기간이 90일을 넘겼다는 이유로 부적격 판정을 받아 당첨 기회를 빼앗길 상황에 놓였다.
A씨가 부적격 판정을 받은 건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의 해외 거주 기간 때문이다. 이 규칙에 따르면 국외에 계속해 90일을 초과해 거주하거나, 국외에 거주한 전체 기간이 연간 183일을 초과하면 국내에 거주하지 않은 것으로 봐 1순위 청약 자격이 없어진다.
민간 기업에 재직 중인 A씨는 올해 1월31일 베트남으로 해외 출장을 가게 됐다. 출국 당시 3개월 만료 비자를 받았고, 3월에 귀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해 출입국이 통제되면서 90일 비자 만료일이 지나도록 발이 묶여 한국에 들어오지 못했다.
청원인은 당시 베트남 항공편 전면 중단이 확산하는 시기였고, 외교·공무 등 베트남 정부와 협의된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곤 일반 회사 근로자는 출국이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베트남 정부가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 강력한 외출자제, 국경폐쇄 조치 등을 단행해 공장에서 격리돼 지내야 했다고 토로했다. 베트남 지방 정부도 A씨의 불가항력적인 상황을 인정해 비자를 3개월 연장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청원인은 "30년을 부산에 살며 20년 가까이 한 아파트에서 지내면서 이번에 청약을 신청해 당첨된 것"이라며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국민으로서의 권리이자 의무를 찾지 못하는 것이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해외 출장·파견 근무자들에 의한 청약 거주 자격 개선 건의는 여러 차례 있었다. 직장 문제로 불가피하게 해외 파견을 장기간 다녀와 청약 1순위 자격이 박탈됐다는 내용들이다.
정부도 이를 반영해 지난해 11월 당초 30일만 초과해도 해외 연속 거주로 간주하던 것을 90일 초과로 완화한 바 있다. 90일로 기준을 정한 것은 '재외국민등록법'에 90일 이상 해외 체류하면 재외국민등록을 해야 하는 것을 고려한 것이었다.
국토부는 이번 청원에 대해 예외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주택 청약의 경우 국민 다수의 이해가 얽혀있어 현행 규정을 벗어나는 결정을 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다만 해외 근무자들에 대한 다양한 청원들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제도 개선을 검토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 공급은 굉장히 예민한 문제로 어느 하나를 인정하면 다른 분들이 기회가 적어지는 등의 문제가 있어 이미 발생한 건은 현행 규정대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며 "해외 근무와 관련해 청원들이 있는 만큼 타당한 의견이 있다면 국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개선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