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양제츠 회담 계획...美中 갈등 '실타래' 풀릴까?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인사들이 하와이에서 회담을 계획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라 나오면서 그 배경과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사되면 코로나19 이후 양국 고위급 인사의 첫 대면협상이 된다. 코로나19 발발 이래로 무역, 투자, 정보통신(IT), 교육, 군사, 홍콩·대만 등 전방위로 얽히고 꼬인 미중 갈등의 '실타래'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될지도 주목된다.
14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각각 자국 대표단을 이끌고 하와이에서 대면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이 소식통은 회담 시기나 세부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회담을 어느 쪽에서 먼저 제시했는지 여부도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미국매체 폴리티코도 복수의 익명 소식통의 입을 빌려 "폼페이오 장관이 하와이에서 중국 측 관리들을 만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대면 회담 계획은 실제 논의되고 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회담이 실제 이뤄질 경우 코로나19 확산 이후 양국 고위급 인사 간 첫 대면협상 자리가 된다. 폼페이오 장관과 양제츠 정치국원은 지난 4월 통화에서 코로나19 퇴치 공조 의지를 공유한 적은 있지만 팬데믹(대유행) 이래 만남은 전무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 2월과 3월 각각 한 차례 전화에서 코로나19 공동대응 취지의 공감대만 형성했다.
코로나19를 벗어난 내용으로 양국 고위급이 접촉한 것은 지난달 8일(현지시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중국 측 무역협상 대표인 류허 부총리의 전화통화가 사실상 마지막이다. 당시 양측은 1차 무역합의 이행을 위한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직접 대면까지 따져보면 지난 1월 중순 트럼프 대통령과 류허 부총리가 백악관에서 만나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했을 때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양측의 만남이 이처럼 중단된 것은 코로나19 확산 책임론을 비롯해 무역, 투자, 교육, 군사, 홍콩 국가보안법, 대만해협 및 남중국해 문제, 미국 내 시위 등 사사건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 주요 배경으로 분석된다. '신냉전 시대'가 언급되는 상황에서 대면 협상까지 기대하긴 힘들 것이라는 의미다.
더욱이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중국 때리기' 선두에 섰던 인물이다. 중국 매체는 그를 향해 "하루라도 중국을 욕하지 않고는 버티지 못한다. 중국에 대항하는 마약에 중독된 것 같다"고 원색적으로 힐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양국 외교 전체에서 등장하는 고위급이 협상 대표단을 이끌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후 근본적인 '갈등 봉합'을 기대하는 해석이 제기된다. 코로나19 충격에 미중갈등까지 격화될 경우 양국은 물론 세계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세계경제(WB)는 이달 초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불황"이라며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5.2%로, 국제화기금(IMF)은 -3.0%를 제시했다. 따라서 회담에선 특정 분야를 포함한 전반적인 논의가 이뤄지거나 상호 문제해결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발표가 있지 않겠는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SCMP는 "양국에서 자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면서 "중국 전문가 사이에서 '미중 관계 붕괴를 막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정지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