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왕국 日 "코로나 우려, 접촉 싫다" ...'무현금 결제 바람'
코로나19 사태 계기로 비대면 접촉 선호
현금결제 대신 신용카드, 모바일 페이 등으로 전환
日정부 포인트 환원제, 日기업 페이사업 확대 등 영향
【도쿄=조은효 특파원】 '현금왕국'으로 일컬어지는 일본에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무현금 결제' 바람이 불고 있다. 소비자들이 거스름돈을 직접 주고 받아야 하는 현금 결제 대신, 가급적 접촉면을 줄일 수 있는 신용카드나 모바일페이 등으로 결제 수단에 변화를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5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인 MMD연구소가 지난 4월 22일 일본의 스마트폰 이용자 5530명을 대상으로 지불 방식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금 이용이 줄었다는 응답이 74%에 달했다. 반대로 모바일 페이와 신용카드 결제는 각각 79%, 54%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산대에서 최대한 접촉을 줄이고 싶다는 심리가 작용한 결과다.
일본 정부가 펼친 정책 노력도 한 몫했다. 신용카드 등 무현금 결제는 전체의 20%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일본 사회는 전통적으로 현금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 이에 일본 정부는 선진국 경제에 걸맞지 않은 '캐시리스(현금없는 사회)후진국'이란 국제적 오명에서 벗어나겠다며, 지난해 10월 소비세율(한국의 부가가치세)을 인상(8%→10%)하면서, 신용카드나 모바일 페이 등 무현금 결제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 적립 정책을 한시적으로 운용해 왔다. 포인트 환원제는 이달 말까지다. 신용 카드사인 JCB가 지난 3월 중순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9%가 포인트 환원제로 무현금 결제 이용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또 86%가 포인트 환원제가 종료돼도 무현금 결제를 계속 이용할 것이라고 했다. 일본 정부는 일명 '캐시리스 정책'으로 오는 2025년까지 무현금 결제 비율을 현재의 두 배 수준인 4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근 소비자들의 현금결제 기피 심리를 타고, 기업들도 무현금 결제 유도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스타벅스 재팬은 코로나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비접촉 지불을 권장한다'는 알림판을 각 매장에 내걸고, 모바일 결제 등을 요청하고 있다. 편의점 업체 세븐일레븐은 지난 11일부터 전국 2만개 점포에서 IC칩이 내장된 신용카드의 경우, 고객이 직접 결제 단말기에 카드를 대기만 하면 결제가 이뤄지도록 개선했다.
지난해부터 기업들이 모바일 페이 사업 확대에 나서며 대대적으로 무현금 결제 캠페인을 벌인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본에선 NTT도코모, 소프트뱅크, 라쿠텐, KDDI, 라인 등이 페이 사업에 뛰어들면서 그야말로 '페이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노무라종합연구소의 다나카 다이스케 수석 컨설턴트는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일본 사회의 최근 탈현금화 현상에 대해 "코로나가 생산성을 개선하는 계기가 됐다"며 일본 기업의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mail protected] 조은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