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독일, 러시아의 해킹 관련 EU에 제재 요청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15 16:35

수정 2020.06.15 16:35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베를린 독일 의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AP뉴시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베를린 독일 의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AP뉴시스

독일이 유럽연합(EU)에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실시하도록 요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5년전 발생한 독일 의회 사이버공격 배후에 러시아가 있었던 것으로 의심하면서 이를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14일(현지시간) 도이체벨레(DW)가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와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온 메르켈 총리지만 지난 5월13일 의회 토론회 도중 5년전 발생한 의회 해킹 배후에 러시아 정보당국이 있었다는 신빙성 있는 증거가 있다며 독일이 사이버 혼란과 기록 조작을 합친 혼합 사이버전쟁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수일후 페터 프랑스 독일 법무장관이 러시아인 디미트리 바딘을 유력한 해킹 용의자로 지목하고 수배했다.
독일 수사진영은 바딘이 독일 의회 인터넷망에 깊이 침투해 악성코드를 심어 완전히 마비시키는 큰 피해를 입힌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바딘은 미국 연방수사국(FBI)로부터도 2016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 진영의 컴퓨터를 해킹하고 문서를 훔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사이버보안 전문업체 파이어아이는 군정보국인 GRU 같은 러시아의 해커들이 세계반도핑기구(WADA)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를 비롯한 국제 기구들을 공격한 것으로 보고있다.

독일 외교부는 세르게이 네차예프 러시아 대사를 불러 EU에 대러시아 제재를 요구할 것이라며 공격이 발생할 경우 러시아의 개인과 기관이 제재 대상에 오르고 EU 입국 금지와 자산 동결도 포함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018년 네덜란드 정보당국은 헤이그에 위치한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본부 사이버 공격을 사전에 차단하면서 바딘과 GRU의 소행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DW는 독일이 다음달부터 유럽의회 순환 의장국이라며 이를 이용해 독일 의회 사이버공격 피해와 관련된 제재를 진행할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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