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성적 선택적 패스제' 놓고 대학-학생 갈등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16 17:26

수정 2020.06.16 17:26

"수용할지 패스할지 고르게 해달라"
학생들, 부정행위 잇따르자 요구
대학들 "근본 해결책 안돼" 난색
시험 성적을 선택해 결정할 수 있는 '선택제 패스제'를 놓고 학생과 대학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최근 대학가에서 온라인 시험과 관련해 부정행위가 잇따라 터지면서 시험의 공평성을 주장하며 학생들이 '선택적 패스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들은 이 제도가 부정행위에 대한 근본적 해결방안이 될 수 없다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16일 대학가에 따르면 선택적 패스제를 도입한 대학은 홍익대와 서강대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서울 대부분 주요 대학들은 선택적 패스제 도입에 회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들은 기말고사를 절대평가로 치를 예정이고, 급하게 평가방식을 바꿀 경우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선택적 패스제 요구 거세

선택적 패스제란 시험 성적이 나온 뒤 학생들이 성적을 수용할지, 아니면 등급 표기 없이 '패스(Pass)'로 표기할지 선택할 수 있는 제도다. 패스제를 선택하지 않은 학생은 본래 성적을 받을 수 있고, 패스제를 선택할 경우 D 학점 이상은 '패스'로 표기된다, 패스로 표기된 성적은 학점 반영 없이 해당 과목을 이수한 것만 인정된다.

온라인 시험을 치른 대학들의 부정행위가 속출하면서 학생들의 선택적 패스제 도입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이유다. 가장 먼저 선택적 패스제를 도입한 홍익대는. 학생들의 요구를 반영해 코로나19로 시험을 치르지 못한 학생들에게도 학기 이수 기회를 주기로 했다. 서강대도 학생들의 요구를 반영해 선택적 패스제를 도입했다.

학생들이 요구한 선택적 패스제는 학생들에게 유리한 제도다. 가령 7개 과목을 듣는 학생이 1과목만 A+(4.5점)를 받고 다른 과목을 전부 D를 받더라도, D를 받은 과목을 전부 패스로 처리하면 평균 평점은 4.5점이 되기 때문이다.

■학교들은 부정적 기류 강해

이 같은 평가 시스템에 대학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이다.


서울 소재 한 사립대 관계자는 "A+를 받은 과목을 제외하고는 B만 받아도 전부 패스 처리를 한다면 성적에 변별력이 떨어진다"면서 "학생들이 시험의 공정성을 근거로 패스제 도입을 요구했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이기주의적인 측면도 상존한다"고 제도 도입에 반대했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중앙대, 경희대 등 서울 주요 14개 대학은 선택적 패스제 도입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세대 관계자는 "학생, 교수, 전문가에게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본 결과 선택적 패스제가 부정행위 문제를 풀 근본적 해결방안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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