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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기본소득 반기…"모두에 빵값 줘야 맞나"

권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16 18:24

수정 2020.06.16 18:24

"200兆 부담 미래에 넘겨야 하나"
외부포럼행사서 반대 의사 밝혀
"1등부터 5000만등까지 소득을 나눠서 1등에게 빵 값 10만원을 주는 것이 나을까, 아니면 일자리 시장에서 밀려 소득이 없는 사람에게 (집중적으로) 주는 게 더 효율적일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미래경제문화포럼'이 주최한 조찬모임에서 청중에게 이 같은 질문을 던졌다. 기본소득에 대한 반대의 뜻을 역설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그는 기본소득 도입을 검토해본 적도 없으며 동의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현재 복지예산이 180조원 정도인데, 기본소득을 도입하면 전 국민에게 30만원씩만 나눠줘도 200조가 필요하다"며 "여러분 정말 그럴 의사가 있나"라고 물었다. 이어 "200조원을 나눠줘서 우리 아이들이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 맞나"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지구상에 기본소득을 도입한 나라가 없다"고 홍 부총리는 강조했다.
실제로 핀란드, 캐나다 등 과거에 기본소득을 도입했던 국가들은 재원 고갈이나 효율성 문제로 지급을 그만뒀다.

기본소득 제도를 시행하려면 기존의 복지체계를 대대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점도 언급됐다.
홍 부총리는 "지금 복지체계에 얹어서 기본소득을 할 상황은 안된다"며 "지금 복지체계를 어떻게 리셔플링(Reshuffling·개편)할 것인지를 같이 논의해야 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위스에서 기본소득 도입에 대한 국민투표가 결국 부결됐다는 점을 들었다.
홍 부총리는 "스위스는 기존 복지체계를 리셔플링하는 것을 전제로 기본소득을 도입할지 국민투표에 부쳤다"며 "리셔플링하는 과정에서 형평성이 어긋나는 것을 우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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