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에 수천 줬다" 의미심장 진술…라임수사, 판 커지나
지난해 1조6천억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청와대 전 행정관 연루되며, 배후설로 비화 이후 김봉현의 정계 로비 진술로 수사 확대 연결고리 의혹, 스타모빌리티 대표도 체포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1조6000억대 펀드 환매 중단 사건인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가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봉현(46) 스타모빌리티 전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여당 정치인에 수천만원을 줬다"는 김 전 회장의 진술이 그 시작이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을 정계 인사들과 연결해 준 의혹을 받아 온 이모 스타모빌리티 대표까지 체포하는 등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지난 17일 오전 8시 이모 스타모빌리티 대표이사를 자택에서 체포했다. 이 대표이사는 김 전 회장이 "나를 여권 고위층과 연결시켜줬다"며 지목했던 인물이다.
김 전 회장이 "4년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수천만원을 건넸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던 지난 17일 오전에 이 대표도 체포됐다는 사실이 전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검찰이 김 전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 실체에 상당 부분 접근해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여기에 하루 만인 이날에는 김 전 회장이 마련한 필리핀의 한 리조트로 여당 소속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 등 여권 관계자가 3박4일 여행을 다녀왔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지난해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시작된 검찰 수사가 정관계 로비 수사로 확대될 것은 사실상 자명해 보인다.
라임 사태 초기에는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신한금융투자 전 PBS 팀장 심모씨 등이 핵심 인물로 거론됐다. 이들은 라임의 펀드를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과 함께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 장모 씨는 이 펀드를 집중 판매한 의혹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코스닥 상장사 리드에 투자하는 대가로 리베이트를 받아 챙겼다는 의혹이 있다.
검찰은 대신증권 반포WM센터와 신한금융투자를 대상으로 수사를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장 전 센터장과 이 전 부사장이 선후배 관계로 막역한 사이임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장 전 센터장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금융감독원 출신 김모(46) 전 청와대 행정관과 스타모빌리티 김봉현 전 회장이 라임 사태와 연루돼 있음을 확인하기도 했다. 그가 라임 사태 피해자 중 1명과의 만남에서 "김 회장이 로비할 때 돈을 엄청나게 쓴다", "김 전 행정관이 핵심이다. 라임 관련 문제를 청와대 고위 간부한테까지 가서 막았다"는 녹취록이 공개된 것이다.
김 전 행정관은 지난해 5월부터 지난 3월까지 김 전 회장에게 직무상 정보 및 편의를 제공하고 약 36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4월18일 구속됐다.
그런데 김 전 행정관이 뒤를 봐줬다는 김 전 회장은 라임이 스타모빌리티에 투자한 돈을 포함해 518억원을 꺼내 쓴 혐의를 받고 있으며, 라임의 '뒷배'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이런 사실이 밝혀지며 라임 사태 뒤에 청와대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이 전 부사장, 김 전 회장 등이 잠적하며 한 차례 난항을 겪었던 검찰 수사는 지난 4월23일 오후 9시께 서울 성북구 한 빌라 앞 노상에서 김 전 회장이, 같은 날 오후 10시45분께 이 전 부사장이 차례로 검거되며 새 국면을 맞았다.
검찰은 지난달 1일 김 전 행정관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제3자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고, 같은 달 12일에는 이 전 부사장과 심 전 신한금융투자 PBS 팀장 등을 수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지난 8일에는 장 전 센터장이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금융알선·수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처럼 라임 사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돼 가는 것으로 보였던 상황에서 김 전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 진술이 나온 것이다.
검찰도 김 전 회장 진술의 신빙성을 높게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회장에게 여권 고위층을 연결해 준 의혹을 받는 스타모빌리티 이 대표를 체포하는 등 적극적으로 관련 의혹 수사에 임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체포한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및 발부 여부는 향후 라임 관련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에 가늠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일 이 대표마저 구속된다면 둘러싼 의혹의 실체가 어느 정도 드러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오후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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