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늘 축축한 손, 기분까지 축축..체질인줄 알았는데 교감신경 이상이라고? [Weekend 헬스]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19 04:00

수정 2020.06.19 03:59

훌쩍 다가온 여름, 일상까지 괴롭히는 다한증
일반인보다 하루 3∼8배 많은 땀 흘려
손·발바닥·겨드랑이·얼굴 등 부위 다양
고약한 냄새 '액취증' 동반하는 경우 많아
교감신경절제술 가능하지만 재발 등 부작용
6개월에 한번씩 보톡스로도 치료 가능
올 여름에는 무더위가 예상됨에 따라 다한증 환자들이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한증은 긴장하거나 더우면 손, 발에 땀이 많이 나는 질환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생리적인 요구보다 비정상적으로 많이 나는 것을 말한다.

교감신경 기능의 비정상적인 항진으로 국소적 부위인 얼굴과 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 등에 땀이 많이 나고 과도한 땀으로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임이석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18일 "다한증은 땀이 많이 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겨드랑이인 경우 짓무르거나 액취증이 동반된 경우 냄새가 더 날 수 있으며 얼굴, 손에 생긴 경우 일상 생활이 어려울 수 있다"며 "과거 수술 치료를 많이 했지만 부작용 등이 있어 요즘은 보톡스로 많이 치료한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다한증

우리 몸의 체온조절 기능은 기온이 떨어지면 피부 모공을 닫고 피부온도를 상승시킨다.
더우면 땀이 나는 것은 몸이 자율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이 조절기능이 잘 이루어지지 않거나 기온이 높지 않아도 땀을 계속해서 분비하는 사람이 있다.

다한증의 종류도 부위마다 다르다. 땀이 나는 부위에 따라 손바닥과 발바닥 다한증, 겨드랑이 다한증, 안면 다한증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특히 계절에 다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인들이 하루에 흘리는 땀의 양은 600~700㎖인 반면에 다한증 환자들은 하루에 2~5L를 흘려 3~8배나 많다.

손바닥, 발바닥 등에 발생하는 국소다한증은 긴장, 불안, 초조 등의 감정적, 정신적인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전신 다한증은 긴장이나 불안, 초조 등의 감정적, 정신적인 원인에 의한 발한이 아닌, 신체 기능의 조절 실패에 의해 일으켜지는 병적인 발한이 많다.

전신다한증 환자의 경우, 전신에서 땀이 줄줄 흘러내린다. 이 환자들은 국소다한증보다 훨씬 괴롭고 힘들며, 치료과정도 국소다한증 보다 어렵다.

또 특별한 원인 질환이 없이 유전적이나 체질적으로 오는 경우가 있지만 다한증을 유발하는 질환이 있는 경우도 있다. 갑상선 기능항진증, 뇌하수체 기능항진증, 결핵, 당뇨병, 울혈성 심장질환, 폐기종, 파킨슨병이 다한증을 유발한다.

다한증이 일어나는 원인 중에 심장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다. 땀샘을 자극하는 교감신경이 심장에도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교감신경이 긴장되면 땀이 많이 날 뿐만 아니라 이러한 긴장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심장기능에도 영향을 주기도 한다. 보통 다한증을 치료하기 위해 내원하는 대부분의 환자는 일차성 다한증 환자이다.

■다한증, 액취증 나타나 문제

다한증은 겨드랑이의 아포크라인 땀샘에서 분비된 땀이 박테리아에 의해 지방산으로 분해하면서 특유의 고약한 냄새가 나는 액취증이 발생한다는 게 큰 문제다.

보통 겨드랑이 부위의 옷 색깔이 누렇게 변하고 악취를 유발하는 경우를 액취증이라고 볼 수 있는데 액취증 환자의 50~60%가 다한증을 동반한다.

겨드랑이에는 에크라인 땀샘과 아포크라인 땀샘의 두 가지 땀샘이 있다. 액취증은 아포크라인 땀샘의 작용과 관련이 있고, 아포크라인 땀샘은 주로 겨드랑이에 분포되어 있으며 젖꼭지, 배꼽, 생식기 부위에도 일부 분포돼 있다. 일반적으로 사춘기 때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아포크라인 땀샘의 활동이 왕성해지면서 자주 발생하게 된다.

■보톡스나 땀샘제거 수술로 치료 가능

다한증의 치료는 증상을 점차 줄여가는 대증요법을 주로 사용한다. 바르는 약이나 먹는 약으로써 치료를 한 후, 효과가 없다면 일명 '땀주사'라고 불리는 말초 보톡스 주사로 치료한다. 보톡스 치료는 6개월에 한 번씩 받아야 한다. 하지만 별다른 부작용이 없다.

땀샘을 제거하는 '교감신경차단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주로 액와부 다한증 환자들이 수술을 하고 효과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교감신경절제술 후에 다한증이 재발될 수 있다. 가장 많이 발생하는 합병증은 보상성 다한증이다. 보상성 다한증은 손이나 발에 땀이 나지 않는 대신 다른 부위에서 땀이 나는 경우를 말한다. 가장 흔한 부위로 등, 가슴, 배,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발, 사타구니 등이 있다.

보상성 다한증은 수술 후 모두에서 나타나는데 70~80%에서는 경미하게 나타나 수술 결과에 대해 만족하지만, 20~30%는 심하게 나타나서 불만족하거나 심하면 수술에 대해 후회하기도 한다.
보상성 다한증에 대한 치료법이 거의 없으며, 수술 전 상태로 되돌아가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예측시술을 통해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보상성 다한증을 일시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다.
예측시술은 마취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국소마취 하에 시행하고, 시술효과는 1~7일 정도 지속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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