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항공박물관의 조종·관제 체험실에 마련된 보잉 747-400 비행 시뮬레이터에서 체험객들은 부기장이 된다. 왼쪽에 앉은 기장 역할 교관은 항공사에서 20년 넘는 비행 경력을 가진 실제 기장 출신이다. 서성훈 국립항공박물관 전시기획팀장은 "은퇴한 항공 인력들이 전진 배치돼 실감나는 시뮬레이션을 제공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비행기 안전도 실제 승무원 출신 교관이 교육한다.
오는 7월5일 개관을 앞둔 국립항공박물관이 지난 18일 기자들에게 미리 공개됐다. 전시 위주의 다른 박물관과는 달리 국립항공박물관은 콘텐츠의 40%가 체험시설이다.
박물관 1층에는 항공역사 속 대표 비행기와 각종 사료를 전시한 항공 갤러리를 두고, 2층에는 항공산업 전시실과 체험관을 마련했다. 3층은 기획전시실과 항공도서관, 어린이 창의체험관이 들어섰고 4층은 야외 전망대와 카페로 조성됐다.
체험 시설엔 첨단 기술을 접목했다. 패러글라이딩, 행글라이딩 등 항공레포츠를 VR로 체험할 수 있다. 단순히 기기만 장착하는 것이 아니라 레포츠 종류에 따라 시설이 각각 별도로 마련됐다. 패러글라이딩은 앉아서 왼쪽, 오른쪽 줄을 당기며 실제 비행을 하듯이 만들었고 행글라이딩은 엎드려 쇠봉을 잡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혼잡을 피하기 위해 사전예약 시스템도 도입된다. 성인과 아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그렇다고 전시를 소홀히 하지는 않았다. 1층~2층으로 이어지는 전시실엔 항공산업 불모지에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이사국으로 변모한 우리나라 항공 100년사가 담겼다.
생동감을 높이기 위해 총 13대의 실제 비행기가 천장과 바닥에 전시됐다. 한국 최초 비행사인 안창남의 '금강호'의 복원 비행기, 대한국민항공사(KNA)가 사용한 첫 민간여객기인 '스테이션 왜건' 등이다.
국립항공박물관은 당초 올해 5월 말 개관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개관이 미뤄졌다. 공식 개관은 하지만 정부의 박물관, 미술관 휴관 방침으로 국립항공박물관도 당분간 일반인 관람은 제한된다. 최정호 초대 국립항공박물관장은 "개관일인 7월 5일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항공비행사 양성소 개교 100주년을 맞는 날이기도 하다"며 "더이상 개관을 미룰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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