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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상폐위기 신라젠, 소액주주 피해 고려해야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22 17:12

수정 2020.06.2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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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상폐위기 신라젠, 소액주주 피해 고려해야
16만명에 달하는 신라젠 소액주주들이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뭉칠 예정이다. 신라젠행동주의주주모임은 다음달 10일로 예정된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의 상장 실질심사일에 맞춰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신라젠은 지난 2018년 주식시장에 불어닥친 '바이오 열풍'의 선두주자였다. 간암치료제 '펙사벡'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글로벌 임상3상 허가를 받으면서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2017년 6월 1만6000원 선에 거래되던 주가는 그해 11월 중순 15만원으로 10배 가까이 올랐다. 한때 시가총액이 10조원을 넘어 코스닥시장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매매거래가 중단된 신라젠의 현 주가는 1만2100원이다. 극심한 주가 급등락을 겪으면서 유독 개인투자자의 피해가 컸다. 바이오 열풍으로 시장에 유입된 개인자금 대부분이 신라젠에 몰리면서 지난해 말 기준 개인 비중은 67%에 달했다. 문은상 신라젠 대표는 결국 구속됐다. '구라젠'이란 불명예도 얻었다. 거래소는 지난 19일 신라젠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

개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의 투명성 확보 및 철저한 검증, 정보공시 강화 등 관계기관의 몫도 중요하지만 회사 차원의 자구책도 시급하다.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 입장에서는 상장 재개 후 유입될 또 다른 투자자들의 피해를 막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다.

관건은 임상 재개 여부다. 앞서 코오롱티슈진의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의 미국 임상이 재개되면서 퇴출사유 중 일부분이 해소됐다. 신라젠은 최근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2종을 도출하고 동물실험에 나섰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테마에 편승하려는 궁여지책이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구체적인 경영개선계획이 시급하다.

통상 상장폐지 갈림길에 서 있는 기업이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기심위는 20영업일 이후인 8월 7일 열릴 가능성이 높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심사는 현 경영진의 횡령·배임 사실보다 기업 지속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며 "'펙사벡'의 임상 재개 및 수익성이 확인된다면 상장폐지 심사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증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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