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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된 아파트 팔아야 할 판"… 잔금대출 막힌 서민들의 분노

LTV 40% 축소에 시장 혼란
인천 등 2년전 분양 당첨자 불만
단기간에 수억원까지 마련해야
전세대출 제한에 세놓기도 막막

"당첨된 아파트 팔아야 할 판"… 잔금대출 막힌 서민들의 분노


투기 세력은 규제하고 실수요자는 보호하겠다고 해놓고서는 정작 무주택자 서민이 청약 당첨 아파트에 입주하려고 하니 대출을 막는 게 말이 되냐. 힘들게 구한 집을 마저 뺏어가는 게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냐" (인천 루원시티 청약 당첨자)
정부가 인천, 수원, 안양 등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면서, 이곳에서 2년 전 분양받은 당첨자들이 입주 시 진행하는 잔금대출의 경우 바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 기준이 적용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입주하는 아파트의 경우 기존 60%에서 40%로 LTV가 크게 줄어든다면 일부 당첨자들은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집을 팔아야하는 처지에 놓인 상황이다.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중 은행에서 투기과열지구의 분양권을 가진 무주택자들에게 입주 시 잔금 대출의 경우 LTV가 40% 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문의하고 있다. 실제 한 시중은행은 2018년 3월 분양해 올해 6월말부터 입주가 진행 중인 '성복역 롯데캐슬 파크나인 1차' 당첨자들에게 최초 분양자라고 하더라도 LTV가 40%라는 안내 문자를 보냈다.

인천에서 2년 전에 분양을 받은 한 수요자는 "2018년도에 비규제 지역일 때 분양을 받았는데 갑자기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은행에서 입주 때 잔금 대출 LTV가 60%에서 40%로 줄어들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면서 "LTV가 60%가 나온다는 말에 자금 계획을 세워 청약에 들어갔는데 갑자기 대출이 줄어들어 어떻게 돈을 구해야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무주택자도 LTV 60%→40% 날벼락

이번에 투기과열지구로 신규 지정된 지역은 경기에서 △수원 △안양 △안산단원 △구리 △군포 △의왕 △용인수지·기흥 △화성(동탄2만 지정) 등이다. 인천에선 △연수 △남동 △서구, 대전에서는 △동 △중 △서 △유성 등이다. 투기과열지구로 묶이면서 LTV가 9억원 이하 40%, 9억원 초과 20%, 15억원 초과 0%로 제한을 받게 됐다.

갑자기 비규제지역이나 조정대상지역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이 되면서 이곳에서 분양을 받거나 분양권을 산 입주 예정자들도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대책 발표 전 구입 계약서를 쓰고 계약금도 낸 구축 아파트의 경우 잔금을 치를 때 LTV가 60%까지 가능하다는 해석을 내놨다. 하지만 분양권의 경우 취득시점이 아니라 잔금대출을 받는 날을 기준으로 LTV를 적용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는 최근 분양한 인천 서구에서 분양한 한 아파트 단지의 사례 때문이다. 이 단지의 경우 '무주택자'인 당첨자는 중도금 대출을 받을 때까지는 기존 비규제지역의 LTV인 60%를 적용받다가 잔금대출의 경우 바뀐 LTV(40%) 기준이 적용된다.

이로 인해 1~2년 전에 분양을 받은 당첨자들의 경우도 입주 때 잔금대출 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는 말이 시중은행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분양가 8억원인 아파트의 경우 LTV가 60%면 4억8000만원이지만 40%면 3억2000만원으로 1억6000만원이나 차이가 난다"면서 "아무리 LTV가 분양가가 아닌 KB시세를 기준으로 정해지지만 입주가 얼마 남지 않는 당첨자의 경우 단기간에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달하는 돈을 구하긴 쉽지 않다"고 전했다.

■전세 세입자 받기도 쉽지 않아

당장 잔금을 치를 돈이 없어 입주를 못해 전세 세입자를 주는 것도 쉽지 않다. 입주하는 아파트의 시세가 9억원을 넘게되면 주택 보유자에 대한 전세 대출 보증 제한이 있어 기존에 살던 전세금을 반환해야되는 경우도 생기게 되기 때문이다.

안양의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분양권 취득시점에 LTV가 60%였거나 50%였던 수요자들이 잔금대출에 대한 문의가 급격히 늘고 있는데 아직 은행에서 정확하게 얘기해주지 않고 있다"면서 "종전 규정이 적용된다는 은행도 있고, 새로운 기준이 적용된다는 은행도 있어 수요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실수요자들은 이러한 정부 정책에 허탈해하고 있다. 수도권 지역에서 분양을 받는 사람들의 경우 자금이 부족해 서울에서 집을 사기 힘들어 수도권으로 눈을 돌린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실수요자를 보호하겠다는 정부 정책만 믿고 있다가 갑작스런 규제로 인해 투기세력으로 몰리면서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을 만드는 등 부족한 자금을 구해야하는 상황이다.

용인에서 입주를 앞두고 있는 한 30대 직장인은 "투기 세력을 잡겠다더니 실수요자들이 내집 마련을 하는 것마저 막아버리면 평생 전세나 살라는 것이냐"라면서 "제2금융권이라도 가야하는 건 아닌지 막막하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위 관계자는 "LTV가 40%로 줄어들었지만 기존의 중도금대출 기보유금액까지는 대출이 가능하다"면서 "단 DTI는 투기과열지구 기준의 충족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