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교사들, 영상 제작·편집까지 공부.. 교실수업 같은 온라인 강의 만들다 [K에듀, 현장을 가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23 17:18

수정 2020.06.23 17:18

<3> 서울 도선고등학교
교사들 "강의 플랫폼·방식보다
학생들 어떻게 잘 따라올지 고민"
학부모들도 "만족스럽다" 평가
서울 성동구 마장로에 위치한 도선고등학교 도서관. 거리두기를 위해 책상 위치를 바꾸고 입구에는 손 소독제를 비치했다. 사진=김동호 기자
서울 성동구 마장로에 위치한 도선고등학교 도서관. 거리두기를 위해 책상 위치를 바꾸고 입구에는 손 소독제를 비치했다. 사진=김동호 기자
"원격수업에는 'e-러닝, 스마트러닝, 에듀테크'로 이어지는 3단계 과정이 있습니다. 학교마다 다르지만 도선고등학교는 스마트러닝과 에듀테크의 중간 단계의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3일 만난 김원균 서울 도선고등학교 교장은 원격수업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원격수업을 대비해 자발적으로 공부하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선생님들에 대한 믿음이 강했다.

■'위기를 기회로' 교사들 의기투합

2017년 문을 연 도선고는 이듬해 SW교육선도학교와 서울형 메이커 교육 스페이스 구축학교에 지정됐다.

당시 신입생이었던 2~3학년 학생들은 이미 원격수업에 대한 경험이 풍부했다.

이런 충분한 경험에도 도선고 선생님들은 자만하지 않았다. 오히려 "코로나19라는 위기를 기회로 원격수업을 업그레이드 하자"고 의기투합했다.

선생님들은 가장 먼저 학생들의 인식부터 조사했다. 인터넷 강의에 익숙한 학생들은 '단방향 콘텐츠 수업'을 원했다.

방향이 정해지자 선생님들은 분주해졌다. 촬영부터 동영상 편집까지 부문을 나눠 공부 하고, 그 내용을 다시 동영상으로 제작해 공유했다. 그 결과 원격수업을 어려워하던 선생님 중에는 실력이 늘며 다른 학교에 강의를 나가는 경우도 생겼다.

고등학교인 만큼 대입에 대한 걱정도 컸다. 이에 대해 정연정 3학년 대표(부장)교사는 "공부 습관을 잡아줘야 할 학생들이 있어 초조하긴 했지만, 시험을 치러보니 원격수업의 내용을 잘 숙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교실 수업 구현

이러한 교사들의 자발적 노력은 학교의 인프라 덕분도 있었지만 '혁신미래자치학교'라는 특수성도 한 몫을 했다. 도선고는 서울 8개 혁신미래자치학교 중 유일한 고등학교다. 혁신미래자치학교는 '혁신학교 중의 혁신학교'라 불릴 정도로 선생님의 역할이 중요하다. 도선고 선생님들은 위에서 지시하는 것보다 빠르고 현장에 더 적합한 답을 찾아냈다.

원격수업에 취약하다고 알려진 실험·실기 수업에서도 선생님들의 역할이 빛났다. 미술 수업을 구글 클래스룸과 행아웃 등을 이용해 진행하자 이를 지켜본 학부모들은 놀랐다. 원격수업의 부족한 부분을 채팅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보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장용수 정보·컴퓨터 교사는 "원격수업을 준비하며 선생님들이 만들어놓은 영상을 보며 자만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했다"며 "다른 학교가 플랫폼과 교육 방식으로 고민할 때 우리는 학생들이 얼마나 따라올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교실 수업과 온라인 수업을 거의 같은 수준으로 구현해냈다는 평가다.

학부모들의 평가도 긍정적인 분위기다.
종합평가를 위한 자체평가에 참석한 2학년 학부모는 "다른 학교에 비해 원격수업 준비도 잘 됐고 내용도 좋았다"며 "온라인 수업의 장점을 살려 비공개 댓글을 이용한 질문과 등교 수업 이후 직접 내용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좋았다"고 평가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