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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미 100대 1인데… 불난 청약 시장에 ‘기름’ 부었다 [6·17대책 후폭풍]

강현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23 17:23

수정 2020.06.23 17:23

당첨 문턱 높아지고 전매 제한
재건축 규제도 강화돼 공급 감소
역대 최고치인 서울 청약률
6·17 대책으로 더 높아질 듯
서울 이미 100대 1인데… 불난 청약 시장에 ‘기름’ 부었다 [6·17대책 후폭풍]
6·17 부동산대책의 영향으로 청약시장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재건축 규제 강화로 신축 아파트 물량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고 청약 당첨요건이 까다로워진 점도 청약경쟁을 부추기는 요소다.

전문가들은 규제지역이 늘어나면서 향후 청약통장의 서울 쏠림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 내 분양가상한제 지정 지역의 청약경쟁률도 지금보다 과열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미 뜨거운 서울 청약시장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서울의 평균 청약경쟁이 100대 1에 육박하는 등 청약시장의 과열양상이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부동산114가 이달 중순까지 집계한 자료를 보면 서울의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99.3대 1로 집계가 시작된 2000년 이후 가장 높았다.

서울 분양단지 가운데 가장 치열한 경쟁률은 보인 곳은 강서구 '마곡지구9단지'다. 공공분양에 주변 시세 대비 반값이었던 이 단지는 총 962가구 중 252가구 일반청약 모집에 3만6999개의 청약통장이 몰렸다. 청약경쟁률은 146.82대 1을 기록했다. '호반써밋목동'은 128.05대 1, '르엘 신반포'는 124.75대 1을 각각 나타냈다. 수도권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도 40.7대 1로 나타나 지방보다 2배 높았다. 특히 부평구 '부평역한라비발디트레비앙'은 올해 분양한 단지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이 단지는 53가구 일반청약 모집에 1만3351명이 몰렸다. 청약경쟁률은 251.91대 1까지 올랐다.

■불난 집에 '규제' 부채질

6·17 규제로 이런 현상은 더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오는 8월로 예정돼 있던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가 규제지역의 경우 지난 19일부터 적용되기 시작했다. 청약점수가 낮은 실수요자는 분양권을 매수하는 게 어려워졌다. 지정된 날 이후 분양권을 취득한 경우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분양권을 전매할 수 없다.

의무거주기간도 늘어났다. 지금까지는 청약을 넣고자 하는 지역에 1년 이상 거주했으면 우선공급 대상자가 됐다. 대책 발표 이후에는 우선공급 기준이 2년 이상으로 강화됐다.

정비사업 절차 강화로 이를 통해 공급되는 새 아파트 역시 줄어들 전망이다. 새 아파트를 노리는 청약경쟁이 치열해진다는 뜻이다. 그동안은 담당 시·군·구가 1차 재건축 안전진단 기관을 선정하고 관리했다면, 내년부터는 시·도가 이를 담당한다. 2차 안전진단 의뢰 주체도 시·군·구에서 시·도로 변경된다.

■청약통장, 결국 서울로 몰리나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로 청약시장 과열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등 수도권 전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며 청약 수요가 되레 서울로 집중될 거라는 의견도 나왔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같은 규제를 적용받는다면 인천·경기보다는 서울이 낫다는 경향이 나타난다"며 "서울 청약시장이 더 과열되고 지역 간 청약 양극화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출규제와 분양가상한제도 청약을 택하는 이유로 꼽혔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3억원 이상 거래도 대출이 어려워졌다"며 "기존에 주택 구입을 고민하던 무주택자들의 관심이 분양시장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

niki@fnnews.com 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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