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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산 왕복 가능한 전기차 배터리 부품 5년내 개발" [소재혁신 드림팀이 떴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23 17:30

수정 2020.06.23 17:30

<1> 차세대 이차전지 핵심소재 연구단
R&D 단계마다 시장 피드백 반영
中企 기술이전 상용화까지 노려
"서울~부산 왕복 가능한 전기차 배터리 부품 5년내 개발" [소재혁신 드림팀이 떴다]
일본이 지난해 한국을 대상으로 폭탄을 터뜨리듯이 단행한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수출규제는 글로벌 공급망을 일거에 흔들어놨다. 즉 일본의 소재, 한국의 부품, 중국의 제품 조립이라는 글로벌 경제 연결고리를 끊어버리는 일방적 조치였던 것이다. 이에 맞서 우리 정부도 발빠르게 '소부장'의 국산화와 수급다변화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 일환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핵심소재 공급 안정화를 위해 새로운 연구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지난달 17일 과기정통부 주도 아래 공식 출범한 소재혁신선도프로젝트 9개 연구단은 11개 공공연구기관과 35개 대학, 40개 기업 등이 종합적으로 참여해 실질적 성과 창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4개 연구단이 진행하는 연구개발(R&D) 현황과 방향, 전망 등을 집중 조명한다.


우리나라가 소재강국 일본을 뛰어넘기 위한 고용량·고안정성 차세대 이차전지 핵심소재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특히 차세대 이차전지 핵심소재 연구단이 소재혁신선도프로젝트 R&D 사업 중 차세대 이차전지 핵심소재 R&D를 맡아 추진한다.

이 연구단은 한국화학연구원이 총괄연구기관으로 석정돈 에너지소재연구센터장이 연구단장을 맡아 5년간 R&D를 진행하게 된다.

석정돈 연구단장은 23일 "한번 충전으로 서울~부산을 왕복해 달릴 수 있는 이차전지 소재가 목표"라고 밝혔다.

이번 R&D 사업은 중소기업에게 중요한 기회다. R&D로 얻은 결과물로 소재를 제작해 이차전지 기업 납품으로 매출을 올릴 뿐만아니라 일자리 창출까지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산 이차전지 소재는 일본산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이차전지 3사(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가 만든 전기차용 이차전지는 올해 세계 시장점유율 30%를 돌파했다. 국내 이차전지 3사의 기술은 선진국과 대등한 수준이다.

문제는 각 소재들의 원천특허는 대부분 일본이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소재는 이미 성능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이차전지의 4대 핵심소재는 일본 의존도가 높다는 것.

국내에도 핵심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이 있지만 모두 영세하다. 국산 소재의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전해액 10.6%, 분리막 16.3%, 음극 2.3%, 양극 9.6% 등 평균 9%에 불과하다. 석 연구단장은 "세계 전기차용 이차전지 점유율이 30%에 달하지만 소재 공급선을 막아버리면 국내 기업들·은 이차전지를 만들 수 없다"고 우려했다.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 경쟁

이차전지 기술이 현재 우리나라가 1등일지라도 미래 차세대 이차전지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차세대 이차전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특히 미국에서는 정부차원에서 '베터리500'이라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도 10년전부터 진행해 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번 R&D를 통해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 전쟁에 뛰어든 셈이다. 현재 전기차용 이차전지는 에너지밀도가 250Wh/㎏급이다. 연구단이 소재 개발에 성공하면 최대 400Wh/㎏급의 성능을 전망하고 있다.

■"기업이 원하는 R&D"

과기정통부가 야심차게 준비한 R&D사업은 이전에 비해 진행방식과 목표, 구성이 다르다. 한마디로 연구를 위한 R&D가 아니라 시장이 원하는 R&D로 가는 것이다. R&D 1단계는 각 참여기관이 갖고 있는 소재기술을 기반으로 병목기술을 해결할 수 있는지를 찾는다. 2단계는 1단계에서 만든 소재가 기업에서 공정이나 스케일업을 했을 경우 어떤 조건들이 더 필요한지를 찾는다. R&D를 진행하면서 이차전지를 만드는 기업과 소통하면서 피드백을 받는다.


연구단에는 대기업을 비롯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참여한다. 눈에 띄는 부분은 중소기업이다.
석 단장은 "중소기업은 R&D 참여로 얻은 원천기술로 이차전지 기업에 소재를 납품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때문에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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