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의 대남 공세 수위가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최근 북한 내 경제발전을 독려하는 선전물 자리에 탈북자들과 남측을 비방하는 선전 구호가 들어서 눈길을 끈다.
24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선전매체 등이 최근 공개한 사진을 보면 농촌과 공장, 기업소, 건설장 등 경제 현장 곳곳에 탈북자와 남측을 비난하는 선전물이 게시돼 있다.
작업 중인 근로자들 바로 옆에 놓여있는 선전물에는 '들짐승보다 못한 탈북자 쓰레기들을 무쇠 망치로 죽탕쳐버리자' '천추에 용납 못할 최악을 저지른 인간쓰레기 탈북자들을 죽탕쳐 버리자' '인간쓰레기들에게 죽음을' 같은 구호가 적혀있다. 주로 탈북자들을 비난하는 내용이다.
분노를 경제 성과 독려와 연결한 선전물도 눈에 띈다.
이런 비난 구호는 이달 초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의 첫 번째 담화를 계기로 시작된 탈북자·대남 항의 군중 집회에서 처음 등장했다. 북한 주민들은 '자멸을 재촉하는 역적무리들을 송두리째 불태워 버리자'라는 섬뜩한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이제는 생산 현장 등 주민들의 일터로까지 선전전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북한 매체 보도 사진만 해도 생산 현장에는 '당이 준 시간' '과학 농사에 다수확' '모든 난관을 정면 돌파전으로 뚫고 나가자' 같은 경제발전을 위한 성과를 독려하는 내용의 구호가 대부분이었다. 당국의 대남 공세에 맞춰 선전 문구도 재빠르게 바뀐 것이다.
이는 북한 주민의 대남 적개심을 더욱 끌어올리려는 여론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항의 규탄 집회뿐 아니라 탈북자들과 남측을 비난하는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연일 매체를 통해 보도하며 관계 파탄의 주범은 남측이라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또 '역적무리들을 정면 돌파전의 승전포성으로 짓뭉개버리자'나 '인간쓰레기들을 죽탕쳐버릴 일념으로 생산에 혁신을 일으키자' 같은 구호를 보면 북한이 '정면 돌파전'을 위해 내부 결속을 다지는 데 '분노'를 활용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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