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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제주테크노파크 10년 “제주형 신산업 혁신성장의 중심”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6.25 00:09

수정 2020.07.28 22:34

미생물자원·화장품원료 '산업화'…청정 향토자원 활용 구체화
지역 성장동력 기술 개발…강소기업 40곳 육성·3곳 상장 목표
제주테크노파크
제주테크노파크

[제주=좌승훈 기자] 재단법인 제주테크노파크(원장 태성길)가 올해로 출범 10주년을 맞는다. 테크노파크는 지역 산·학·연·관을 비롯해 지역혁신기관과의 유기적인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역 실정과 특성에 맞는 산업발전 전략과 정책을 수립해 지식 기반 강소기술기업을 발굴 육성하는 지역산업 육성 거점기관이다.

■ 산학연관 협력 네트워크·지역산업 육성 거점

제주테크노파크는 2010년 10월 설립됐다. 출범 당시 제주하이테크산업진흥원의 기존 인프라(제주생물자원산업화지원센터·제주바이오산업센터·제주생물종다양성연구소·용암해수산업화지원센터)를 기반으로 지역전략산업(건강·뷰티생물산업, 디지털콘텐츠산업)과 함께 제주광역경제권 선도 산업인 물산업과 지식기반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것이다.

제주테크노파크는 테크노파크 제도가 1998년 도입된 가운데, 2019년 7월 설립된 세종시를 빼면, 전국 16개 시·도의 18개 테크노파크 중 가장 출발이 늦다. 하지만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처럼 출범은 늦었지만,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최근 3년 동안 일궈낸 결과를 보더라도, 지역산업 육성과 기업혁신성장을 위한 지역거점기관으로서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다.

제주용암해수단지
제주용암해수단지

특히 태성길 제주테크노파크 원장은 출범 10주년을 맞아 지역사회가 기대하는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경영 키워드로 ▷변화와 혁신 ▷소통과 화합 ▷도전과 성장을 내걸었다. “제1 고객인 기업의 눈높이에 맞춰 성장동력인 기술역량을 높이는데 최우선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제주테크노파크의 약칭인 ‘JTP’의 또 다른 이름으로 ‘제주지역 변화·혁신 플랫폼’을 의미하는 ‘Jeju Transformational Platform’이라고 명명하며, 제주형 산업생태계를 더욱 단단하게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지역산업 활성화를 위한 기업지원 인프라 구축

제주테크노파크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미래 제주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발전시키는 일이다. 최근 3년 동안 세부 성과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대표적인 예가 ▷전기차 배터리산업화센터 개소(2019년 6월) ▷제주 청정자원 화장품원료 산업화지원센터 착공(2019년 12월) ▷유용 아열대 미생물자원 산업화센터 구축사업 유치(2019년 4월)다.

전기차 배터리산업화센터는 전기차 폐배터리를 에너지 저장장치로 재사용하는 인프라와 기술력 확보를 위한 것이다. 연간 1500대의 전기차 폐배터리를 처리할 수 있는 장비·시설을 올해 말까지 구축한 뒤, 폐배터리의 회수·수명·성능 시험평가와 함께, 상태별 활용분야 발굴과 안전성을 높여 전기차 연관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제주 자생식물
제주 자생식물

향토 천연자원 활용도 제주테크노파크가 구체화하고 있다. 먼저, 2022년까지 추진되는 화장품원료 산업화센터는 제주산 화장품 원료표준화·규격화와 제주화장품원료 인증 시스템 구축이 목표다. 청정 화장품원료 개발·생산 공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1차·2차·3차산업 융복합한 6차 산업 가치사슬(value chain)의 확산에 역점을 두고 있다.

미생물자원 산업화센터 구축사업은 미생물자원의 산업화를 위한 인프라와 기업 지원 생산시스템 구축을 통해 제주지역 미생물 관련 산업과 기업의 경쟁력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2023년까지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소재 생물종다양성연구소 인근에 들어서는 미생물자원 산업화지원센터는 연면적 3000㎡에 시설·장비 90종, 유용 균주 1만주가 갖춰지고, 20건의 미생물 제품 개발이 추진된다.

■ “기업들이 상생하니 좋은 일자리가 늘었다”

지역산업 진흥을 비롯해 중앙부처 사업을 지속적으로 유치함으로써 재단 예산도 ▷2017년 869억원 ▷2018년 884억원 ▷2019년 944억원으로 크게 불어났다.

지역기업 육성을 위한 기술·사업화·일자리 창출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우선 감귤박·괭생이모자반·구멍갈파래·잉여농산물 등 제주도내에서 발생하는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해 고부가가치 소재(항바이러스)와 제품(농업용비료·퇴비, 기능성 사료, 곤충 사육배지, 고체연료) 생산기술 개발(2018~2023년)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2018~2019년에는 감귤·마늘 수확 제주형 농기계 개발에도 나서 작업의 효율성 향상과 생산비 절감을 가져왔다.

제주테크노파크가 운영하고 있는 제주화장품공장.
제주테크노파크가 운영하고 있는 제주화장품공장.

또 2017~2019년에는 ‘니영나영 가치가게(너와 내가 함께 가자라는 의미의 제주어)’ 프로젝트를 맡아 수행했다. 이는 지역산업에 혁신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혁신기업과 지역기업 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사업의 참여하는 기업들의 혁신성장 뿐만 아니라 포용성장으로 다양한 일자리가 창출되고 청년과 기업의 동반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역 청정 특화자원을 활용한 제주화장품 인증 제품도 2017년 86개에서 2019년 108개로 불어났다.

■ 제주형 강소기업 육성 위한 융복합 기술 선도

제주테크노파크는 특히 올 들어 3개년 거점형 발전계획(2020~2022년)과 함께 제주형 강소기업 육성을 위한 융복합 기술 선도기관으로서의 비전을 제시했다.

태성길 원장은 “잠재·예비·선도 기업으로 구분해 혁신성장 강소기업을 육성하겠다”며 “제주기업이 실속 있게 성장하고, 그 성과가 지역사회에 스며들도록 제주테크노파크가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3000여곳의 제주지역 제조업체 가운데 역량을 갖춘 300곳을 선발하고, 이 중 40곳(혁신성장 15곳·스타 20곳·강소벤처 20곳)을 향후 2년 내 강소기업으로 집중 육성하는 한편, 3개 기업은 자본시장(코넥스·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의 ‘3·3·3 전략’을 제시했다.

혁신성장·청정생산·R&D특화·복합기술 거점 맵핑
혁신성장·청정생산·R&D특화·복합기술 거점 맵핑

제주테크노파크의 미래산업을 ▷혁신성장 ▷청정생산 ▷R&D특화 ▷융복합기술 거점으로 집적화하는 내용의 산업기술 맵핑(2020~2022년)도 내놨다. 각 거점별 육성 내용을 보면, 혁신성장 거점은 ▷제주형 강소기업 육성 ▷일자리 창출 ▷전기차 특구 ▷국가혁신클러스터이고, 청정생산 거점은 ▷제주용암해수 산업화 ▷기능성 식음료 생산 거점 ▷스마트팜이다. 또 R&D특화 거점은 ▷제주 원료 R&D와 소재화 ▷화장품·유용미생물센터 인프라 구축이며, 융복합기술 거점은 ▷디지털관광 융복합(혼합현실, 가상현실, 드론) ▷마이크로 모빌리티 기술 ▷아트테크 융합 신규사업 기획이다.

■ 혁신성장-청정생산-R&D특화-융복합기술 거점

이 중 R&D 특화 거점은 제주 원료·원물의 R&D를 통한 지역특화 소재 산업화와 함께 기존 인프라와 R&D 역량을 고려한 신규 사업 발굴·유치 역할을 하게 된다.

혁신성장 거점은 비즈니스모델 발굴에서 사업화까지 원 스톱 서비스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분산된 연구·생산·기업지원 인프라의 접근성 향상을 위한 접점 역할 강화한다.

청정생산 거점은 청정식품·음료 생산시설 집적화로 장비 활용도 증대와 기능적 역할 차별화에 나선다.

제주테크노파크 생물종다양성연구소
제주테크노파크 생물종다양성연구소

■ 화장품원료·미생물·용암해수·기능성식품 주목

제주테크노파크는 특히 미래 제주형 성장동력 전략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우선 청정자원 활용 바이오 전략기술 개발은 화장품원료·미생물·용암해수·기능성제품 생산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제주테크노파크는 화장품원료 산업화센터를 통해 국내 최대 보유 생물종을 천연 화장품 원료로 개발하고 브랜드화 추진한다. 미생물자원 산업화센터는 유용 아열대 미생물 자원 원료를 기반으로 한 바이오제품 생산이 목표다.

제주용암해수산업단지는 제주도 제1호 지방산업단지다. 2011년 구좌읍 한동리에 20만㎡ 규모로 조성된 용암해수산업단지를 통해 용암해수 고순도 소금과 인체유용 미네랄을 활용한 기능성 제품 생산과 브랜드화를 추진하고 있다.

■ 제주성장동력 ‘용암해수’ 산업화 범위 확대

용암해수에는 다양한 기능과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희귀 미네랄인 아연·철·망간·바나듐·셀레늄·게르마늄 등이 풍부하다. 바닷물에 녹아들면서 풍부한 미네랄을 다량 함유하게 됐고, 화산암반에 의해 자연적으로 여과되고 오염원을 차단하면서 청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용암해수의 평균 부존량은 714억㎥ 추정된다. 제주테크노파크는 관련 특허 16건, 논문 10건, 시제품 개발 38건, 상표시안 44건, 안전성·기능성 평가 110회 등을 통해 산업화 소재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제주테크노파크 전기차 배터리산업화센터
제주테크노파크 전기차 배터리산업화센터

오는 2022년까지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인증 기능성식품센터도 구축된다. 이를 통해 제주의 청정자원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의 힐링건강식품·고령친화제품·기능성식음료 생산기술 개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데이터 기반 전략기술 개발도 추진되고 있다. 이를 통해 전기차 재사용 배터리를 활용한 지역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창출과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용암해수 활용 전략기술 개발에도 나서 ▷용암해수 기반 메디컬 소재 특성화와 해양치유(수치료) 산업 육성 ▷프리미엄 소재·제품 개발을 위한 핵심 전략기술 확보 ▷물 응용 기업 제품의 포트폴리오 확대와 매출증대 지원을 통한 강소기업 육성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지역 자원기반 전략기술 개발은 ▷제주특산 식물줄기세포 은행 구축 ▷제주풋귤·아열대 청정자원 유래 산업화 소재 개발 ▷산업화 소재의 기술이전을 통한 수익금 발생 체계 구축으로 모아진다.

제주테크노파크가 광동제약과 함께 진행한 건강기능식품 제품 개발과 우수기업 벤치마킹
제주테크노파크가 광동제약과 함께 진행한 건강기능식품 제품 개발과 우수기업 벤치마킹

■ “기업이 가장 먼저 찾는 파트너가 되겠다”

한편 태성길 원장은 “기업은 지역경제 활력의 원동력이며, 기업의 지속적 성장은 제주테크노파크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아무리 우수한 기획과 사업도 성과와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작은 실수도 줄이고 섬세한 실행과 과정 관리가 필요하다“며 ”원장 재임기간 동안 모든 역량을 다해 기업이 만족할 때까지 현장에서 발로 뛰고 함께 호흡하며 지역경제의 성장동력을 키우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태 원장은 지난해 12월 제4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바로 직전에 제주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을 지냈다.
제주도가 기관장 선임과 관련해 공모절차를 거치는 공기업과 출자출연 공공기관 16곳 중 내부 발탁으로 기관장을 채용한 것은 태 원장이 처음이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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